넥센 제리 샌즈. 히어로즈 제공

넥센 제리 샌즈. 히어로즈 제공

넥센은 올 시즌 도중 외국인 선수를 2명이나 새로 데려온 유일한 팀이다. 시즌 중간에 수준급 외국인 선수를 데려오는 것이 점차 어려워지는 통에 넥센의 외국인 교체에도 기대보다는 우려가 앞섰다. 장타력에 비해 정교함이 부족했던 마이클 초이스를 떠나보내고 제리 샌즈를 새로 영입했을 때도 그랬다.

각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 여부가 갈리는 9월말, 샌즈는 자신을 향한 물음표를 모두 느낌표로 바꿨다. 샌즈는 넥센의 시즌 마지막 고척 홈 2연전에서 연이틀 연타석 홈런을 터뜨리며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었다.

샌즈는 3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NC와의 홈경기에 3번·우익수로 선발 출장해 2-2로 맞선 6회말 무사 1루에서 좌중간을 넘기는 역전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NC 선발 로건 베렛의 시속 135㎞ 슬라이더를 받아쳐 구장 깊숙한 곳으로 큼지막한 타구를 만들어냈다. 경기 초반 베렛의 호투에 고전하던 넥센은 샌즈의 홈런으로 주도권을 손에 넣었다. 이어 박병호의 2루타와 임병욱의 투런 홈런이 터졌고, 6-2로 앞서 베렛을 마운드에서 끌어내렸다.

7회말에도 다시 한 번 투런포를 날려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2사 후 서건창의 안타로 만든 2사 1루에서 NC 김진성의 가운데로 몰린 142㎞ 직구를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NC의 추격 의지는 완전히 꺾였다. 넥센은 8-2 승리를 거둬 잔여 경기에 상관없이 2년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했다.

샌즈는 전날에도 연타석 홈런포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NC의 외국인 에이스 왕웨이중을 상대로 1회말 선제 홈런을 뽑았고, 1-5로 끌려가던 3회말 2사 1·2루에서 다시 왕웨이중을 상대로 좌중간 스리런을 날려 팀의 추격을 이끌었다. 홀로 2홈런 4타점을 올린 샌즈 덕에 넥센은 9회말 6-5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2경기 연속 연타석 홈런도 이날 전까지 프로야구에서 세번밖에 없던 진기록이지만, 샌즈의 홈런은 팀의 가을 야구를 확정지었기에 더욱 값졌다.

아시안게임 휴식기를 지나 9월 중순까지만 해도 한국 무대에 적응하지 못한 듯 샌즈는 타율이 2할에도 못미쳤다. 그러나 가을야구 진출 여부가 갈리기 시작한 최근 9경기에서 연속 안타를 터뜨리며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이 기간 타율은 4할1푼2리(34타수 14안타)에 달한다. 최근 5경기에서 7홈런을 몰아치며 넥센이 바라던 장타력도 과시했다.

샌즈는 “투수들의 공이 전반적으로 높은 것 같아 실투를 노렸다”며 “최근 컨디션이 좋아 자신있게 스윙했는데 결과가 좋았다”고 말했다. 또 “팀에 도움이 돼야 한다는 부담감은 없었다. 그저 좋은 성적을 내고 싶었을뿐”이라며 “중요한 시기에 좋은 성적을 거둬 기분 좋다. 포스트시즌도 정규시즌처럼 좋은 몸상태를 유지하면서 준비하겠다”고 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