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 자리를 빼고 내내 순위 변동이 잦았던 2018시즌 KBO리그가 막바지에 이르며 포스트시즌 티켓 5장 중 4장의 주인이 가려졌다. 마지막 한 자리를 놓고 5할에 근접한 승률로 9월을 마무리한 KIA(66승67패)가 우위를 점한 가운데 7위 롯데가 상승세를 이어가 대항마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롯데의 상승세는 더 무섭다. 최근 10경기 성적이 8승2패로 가장 좋다. 내용도 나쁘지 않았다. 9월 월간 팀 평균자책점이 6.39로 최하위에 머물렀을만큼 마운드 높이가 위압적이지는 않았다. 에이스 역할을 기대했던 외국인 투수 펠릭스 듀브론트를 집으로 돌려보내기까지 했다. 그러나 월간 팀 타율 2위(0.294)에 해당하는 타선의 집중력이 놀랍다. 전준우, 손아섭, 이대호, 민병헌 등 상위 타선뿐 아니라 9월 마지막 주 주간타율 4할6푼2리의 문규현, 전천후 백업 역할을 수행중인 전병우, 정훈 등이 고루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최근 인상적인 역전승도 여럿 연출했다. 지난달 25일 사직 NC전에서는 0-7로 끌려가다 6회말 2점, 7회말 6점을 내며 8-7 역전승을 거뒀다. 다음날에는 조원우 감독이 비디오 판독에 항의해 퇴장당한 뒤 그라운드에 관중이 던진 슬리퍼가 날아드는 혼란 속에도 1-4로 뒤지던 경기를 10-7 승리로 만들었다. 30일 수원 KT전에선 4-5로 뒤지던 6회초 손아섭의 역전 3점 홈런에 힘입어 8-7 승리를 거뒀다. 타선의 힘으로 역전을 거두면 9월에만 7세이브를 추가한 마무리 손승락을 비롯해 롯데 불펜이 경기를 잘 막았다.
롯데가 5위 다툼의 경쟁자로 떠오른 요인은 최근의 상승세, 그리고 10개팀 중 가장 많이 남은 12번의 잔여 경기다. 롯데는 1일 현재 61승69패2무로 승수보다 패수가 8이 더 많지만 남은 경기 전승을 해도 5할 승률을 만들 수 없는 삼성이나 LG보다 상황이 좋다. 5위 KIA와의 승차는 3.5경기로 적지 않다. 다만 맞대결이 4번 남아 역전의 여지가 있다. 9일 사직에서 홈경기를 한 번 치른 뒤, 11~13일 광주에서 시즌 마지막 3연전을 벌인다.
만약 롯데가 10월 첫 주에서 KIA와 대등한 성적을 거둔다면 맞대결에서의 역전극을 노려볼 수 있다. KIA 역시 롯데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11차례의 잔여경기를 남겨두고 있어, 롯데와의 맞대결에 집중하기 위해 전력을 아낄 수 없는 상황이다. 관건은 롯데의 타선이 10월에도 변함없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느냐다. 어느 팀이든 타선은 좋은 흐름과 나쁜 흐름을 반복하기 마련인데, 롯데 입장에서는 9월말의 좋은 흐름을 최대한 길게 유지해야 한다.
올 시즌 상대전적에서 4승9패로 크게 뒤져 있는 한화와의 3경기가 롯데로서는 승부처다. 3~4일에는 대전에서, 6일에는 사직에서 맞선다. KIA는 롯데 외에도 SK와 가장 많은 경기(3경기)를 남겨두고 있는데 상대전적이 9승4패로 앞선다. 2위를 확정하려는 SK가 4~6일 문학 홈에서 벌어질 KIA전을 어떻게 임하느냐가 롯데의 순위 다툼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롯데가 패하면 KIA의 포스트시즌 진출 매직 넘버가 줄어드는만큼, 최대한 많은 경기를 잡아야 한다는 압박을 롯데 선수들이 어떻게 견뎌내느냐도 변수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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