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26일][야 단독 국감 첫날]“차관에 질의”…‘투명인간’ 된 김재수

ㆍ여당 빠진 농식품부 국감
ㆍ야 “장관 자격 없다” 외면…국감 내내 고개만 끄덕

답변은 차관이… 정부세종청사에서 26일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농림축산식품부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이 해임건의안이 가결된 김재수 장관(오른쪽)에 대한 질의를 거부하면서 이준원 차관(왼쪽)이 답변하고 있다. 김정근 기자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농림축산식품부 국정감사는 시작부터 파행이 연출됐다. 새누리당은 지도부의 보이콧 방침에 따라 국감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야당 의원들은 국감장에 출석한 김재수 장관에게 “해임건의안이 통과됐으니 국무위원 자격이 없다”며 현안에 대한 답변 기회도 주지 않는 등 무시 전략으로 일관했다.

농해수위 더불어민주당 간사 이개호 의원은 질의에 앞서 “23일 해임건의안 통과로 장관에 대한 불신임이 의결됐으나 국감 증인으로 나온 것이 유감스럽다”며 “(야당 의원들은) 장관이 아닌 차관에게 대신 질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같은 당 김철민 의원은 김 장관에 대해 “아무리 임명권자인 대통령의 독선으로 해임이 안됐다 하더라도 더는 국무위원 자격이 없다”며 사퇴를 요구했다. 

김 장관은 증인선서와 ‘교회헌금 논란’에 대해서 해명한 것 이외에는 발언기회를 얻지 못했다. 부처 업무보고는 오경태 차관보가 대신했고, 쌀값 폭락 대책, 농촌인구 감소와 고령화 대책, 농식품 수출대책 등 현안 질의는 김 장관을 대신해 이준원 차관이 답변했다. ‘투명인간’ 취급을 받은 김 장관은 나란히 앉은 이 차관이 질의에 답하는 동안 고개를 끄덕거리는 게 전부였다.

이 차관은 의원들의 질의에 농식품부의 입장을 밝혀야 할 때마다 “장관과 논의해 결정하겠다”며 말을 돌렸고, 답변을 김 장관에게 넘기려다 의원들의 질책을 받았다. 

이날 국감은 25일 숨진 백남기 농민에 대한 묵념으로 시작됐고, 의원들은 백남기씨를 거리로 나서게 한 쌀값 폭락 사태에 대한 대책을 따졌다. 김 장관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재직 당시 다니던 교회에 회삿돈으로 헌금한 배경을 따지며 “국정을 이끌어갈 수 있겠느냐”는 더민주 김한정 의원 질의에 “국무위원으로서 농식품부 현안을 이끌어가도록 하겠다”며 장관직 수행 의지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