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김현권 의원, 생태원 자료 분석
유전자변형식품(GMO)과 관련한 여러 문제 중에서 농가에 가장 큰 타격이 되는 것은 유전자변형생물체(LMO)가 일반 경작지를 오염시킬 가능성이다. GMO 중 생식이나 번식이 가능한 수입 LMO가 하역이나 운송 과정에서 도로·노지 등에 떨어졌다가 일반 경작지에 흘러들어 일반 농작물과 섞여 자라며 생태계를 교란시킬 위험성이다. 미국에서 2013년 유기농 밀 농장에 미승인 GM 밀이 자라기 시작해 밀 농가의 유기농 인증이 취소되는 일이 발생하면서 LMO에 의한 경작지 오염이 농업계의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국내에서도 LMO 발견 사례가 매년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이 국립생태원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2009~2015년 LMO가 발견된 곳은 총 126곳(동·리 기준, 중복 포함), 발견된 개체는 210개다. 2009~2011년에는 LMO가 발견된 곳이 10곳에 못 미치고 발견된 개체수도 20개가 채 안됐다. 그러나 2012년 19곳에서 42개, 2014년 29곳에서 46개의 LMO 개체가 발견되더니 지난해에는 32곳에서 51개의 개체가 발견됐다. LMO 면화(126개)가 가장 많이 발견됐고, LMO 옥수수도 총 75개가 발견됐다.
2009~2015년 중 자생 LMO가 2회 이상 재발견된 지역도 20곳에 달했다. 이중 2013~2015년에 2회 이상 재발견된 곳이 12곳이었다. 경기 평택시의 고덕면 동청리, 서탄면 금각리, 청북면 어연리에서는 2012~2015년 4년 연속으로 LMO가 발견됐다.
LMO 발견이 늘어난 것은 LMO 수입 증가의 영향으로 보인다. 국내 LMO 옥수수 수입량은 2009년 628만1000t에서 지난해 905만2000t으로, LMO 콩 수입량은 같은 기간 90만1000t에서 102만9000t으로 늘었다. 김현권 의원은 “LMO 발견 지역이 사료공장 주변에서 최근 운송로나 축산농가가 위치한 내륙지역으로도 옮겨온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2009년만 해도 LMO가 발견된 8곳 중 7곳이 사료공장, 1곳이 운송로였으나, 2014년에는 사료공장 주변 5곳, 운송로 14곳, 축산농가 10곳에서 LMO가 발견됐다.
GMO 개발 및 시험재배 지원기관인 농촌진흥청은 “LMO가 자연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지 환경영향평가를 매년 실시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주변 지역 환경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판단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김현권 의원은 “농민들이 LMO 유출로 생태계가 오염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운송로 등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모니터링을 GMO 시험재배지 주변으로까지 범위를 확대해 정밀검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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