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레일리와 명품 투수전
타선 2점 지원 “수비가 도와”
올 한 해 넥센에는 바람 잘 날이 없었다. 불미스러운 사건과 줄부상으로 주축 선수들이 돌아가며 빠졌다. 그 와중에도 막강 타선의 힘을 앞세워 8월 연승 바람을 탔다. 경쟁팀들보다 가을야구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9월 아시안게임 후 시즌이 재개되자 넥센은 잠시 흔들렸다. 5위가 위태로워 보였던 LG가 넥센의 턱밑까지 추격했다. 이때 시즌 내내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고도 큰 주목을 받지 못한 제이크 브리검(사진)이 첫 완봉승으로 팀을 구했다. 브리검은 16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롯데전에 선발 등판해 9이닝 3피안타 9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전날 양팀의 4번타자 박병호(넥센)와 이대호(롯데)가 홈런을 주고받으며 합계 11점(6-5 넥센승)을 낸 것과는 대조적으로 이날 경기는 내내 투수전 양상으로 흘렀다. 롯데 선발 브룩스 레일리도 한 경기 개인 최다인 11탈삼진을 잡아내며 8회까지 2실점으로 호투했다. 5회초 1사 2·3루에서 김혜성에게 맞은 2타점 적시타가 유일한 흠이었다.
그러나 브리검의 투구가 더 빛났다. 시속 150㎞에 육박하는 속구와 오른손타자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싱커, 슬라이더에 롯데 방망이가 연신 헛돌았다. 좌타자가 연속으로 나온 8회말 위기를 맞았다. 채태인에게 안타-이병규에게 볼넷을 내주고 맞은 1사 2·3루. 그러나 대타 정훈에게 3루 땅볼을 유도했고, 3루수 김민성이 과감한 송구로 홈으로 달리던 주자를 잡아내 실점을 막았다. 브리검은 9회초 2사 후 손아섭에게 안타를 내줬지만, 4번 이대호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내 경기를 스스로 마무리했다.
브리검은 자신의 KBO리그 데뷔 첫 완봉승이자 올 시즌 전체 네번째 완봉승을 기록했다. 지난 6월30일 고영표(KT)의 5.2이닝 강우콜드 완봉승을 뺀 9이닝 완봉승으로는 시즌 세 번째다.
브리검은 “2010년 마이너리그 시절 이후 8년 만에 완봉승”이라며 “8회말 위기 때는 실점하더라도 아웃 카운트를 잡겠다는 마음으로 승부했는데 야수들이 좋은 수비를 보여줘 결과가 좋았다”고 했다.
대전에서는 한화가 선발 투수 데이비드 헤일의 6.2이닝 7탈삼진 1실점 호투에 힘입어 LG를 5-1로 꺾고 3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잠실에서는 두산이 5-1로 승리, NC의 8연승을 저지했다. 수원에서는 KT가 삼성을 4-2로 꺾고 6연패 사슬을 끊었다. 광주에서는 연장 10회말 터진 나지완의 끝내기 안타로 KIA가 SK를 7-6으로 꺾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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