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도 좋은 자극이 된 것 같습니다.”
삼성 유격수 김상수(28)는 데뷔 후 일찌감치 삼성의 주전 내야수 자리를 꿰찼다. 데뷔 첫 해(2009년)와 지난해를 제외하고는 매년 100경기 이상 경기에 나섰다. 박진만(현 삼성 코치)이 SK로 떠난 2011시즌 이후로 삼성의 주전 유격수는 오롯이 그의 몫이었다.
그런 그에게 변화의 계기가 생겼다. 지난 10일 열린 2019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 지명권을 얻은 삼성이 미국 유턴파 유격수 이학주(28)를 지명한 것. 수비 실력만큼은 미국에서도 인정받았던 이학주는 김상수뿐 아니라 안치홍(KIA)·허경민(두산) 등 동갑내기들과 함께 청소년 대표 내야진을 함께 꾸렸던 친구이자 라이벌 관계였다.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김상수의 선택이 변수이긴 하지만 두 선수는 당장 내년부터 팀의 주전 유격수 자리를 두고 경쟁할 수도 있다.
학생 신분인 대부분의 신인 지명자들과 달리 이학주는 당장 삼성에 합류해 함께 훈련할 수도 있다. 지난 15일 수원 KT전을 마치고 만난 김상수는 이학주를 ‘친구’라고 표현하며 “팀의 전력에도 플러스될 게 많다”고 했다. 아직 이학주에게 따로 연락한 것은 아니지만 선의의 라이벌인 친구와 한솥밥을 먹는다는 걸 “특별히 의식하지는 않는다”고도 했다.
다만 이학주의 합류가 자신에게 “좋은 자극이 된다”고 했다. FA 자격 취득을 앞둔 선수들이 자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좋은 성적을 냈던 것과 비교해보면 김상수의 올 시즌 성적이 아쉬워 더 그런 듯 했다. 지난 15일 수원 KT전에서 시즌 9호 홈런을 치며 자신의 시즌 최다 홈런 기록(2014년 8개)을 경신했지만, 이날 전까지 한 달 넘게 홈런이 없었다. 2할 중반대의 타율, 3할 초반대의 출루율은 모두 자신의 통산 성적에 못 미친다. 올 시즌을 2번 타순에서 시작한 김상수는 어느새 9번으로 타순이 내려왔다.
김상수도 “많은 홈런을 보다 일찍 기록했어야 했는데 아쉽다”며 “제 성적에 대한 아쉬운 얘기도 많이 들었다. 그러나 프로는 냉정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그래도 최근 좋은 타구가 많이 나오며 시즌 막바지 스퍼트를 낼 준비를 마쳤다.
이날 경기 5-7로 추격당하던 8회말 1사 만루 위기 상황에서 멋진 글러브 토스로 병살타를 만들어내는 장면에서는 김상수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김상수는 “손으로 공을 던지면 발빠른 타자 주자(심우준)가 세이프될 것 같았다”며 순간적인 기지를 발휘했다. 이어 주장으로서 느끼는 책임감으로 남은 시즌 자신의 각오를 대신했다. “몇 년 동안 포스트시즌에 못갔는데, 올해 모두가 가을 야구 갈 수 있다는 희망을 품게 됐습니다. 꼭 가을야구 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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