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만의 아시안게임 우승을 노리던 한국 남자 배구 대표팀의 여정은 금메달을 눈 앞에 두고 패배로 끝이 났다.

김호철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 배구 경기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배구 결승전에서 이란에 0-3(17-25 22-25 21-25)으로 져 은메달을 땄다.

1세트는 이란이 주도권을 잡은 가운데서도 한국은 추격의 끈을 놓지 않은 가운데 흘렀다. 그러나 14-15 상황에서 송명근(25·OK저축은행)의 서브범실과 문성민(32·현대캐피탈)의 오픈 공격 범실로 격차가 벌어졌다. 이어 이란의 세예드 무함마드 무사비에라기의 점프 서브가 네트를 맞고 바로 아래 한국 진영으로 툭 떨어지는 불운이 겹쳤다. 한국은 이어진 공격들이 모두 범실로 이어지며 세트를 내줬다.

한국은 2세트 전광인(27·현대캐피탈)을 투입하면서 공격의 활로를 찾았다. 이란이 리드를 잡으면서도 한국은 3점차 이상의 리드는 허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19-21까지 쫓아간 상황에서 문성민과 전광인, 김재휘(25·현대캐피탈)의 서브 범실이 잇달아 나오며 추격의 기회를 잡지 못했다. 이란의 주포 아미르 가푸르는 한국의 전위 세 선수가 블로킹을 뜨는 동안에도 결정적인 순간 득점을 올렸다.

벼랑 끝에 몰린 한국은 3세트 초반에도 6-9로 밀렸으나, 전광인의 연속 3득점으로 9-9 동점을 만들었다. 11-14로 뒤진 상황에서도 문성민의 대각 오픈 공격과 이란의 공격 범실이 겹쳐 13-14로 추격했다. 그러나 한국은 중요한 순간마다 서브 범실이 나와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했다. 이란은 먼저 20점에 도달하며 경기를 어렵지 않게 마무리지었다.

한국 남자 배구는 2006 도하 대회 이후 12년만의 아시안게임 우승에 도전했지만 끝내 세계랭킹 8위인 강호 이란의 벽을 넘지 못했다. 남녀 동반 금메달을 목표로 했던 한국 배구는 여자 대표팀이 동메달, 남자팀이 은메달을 따는 데 만족하며 대회를 끝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