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여자농구 단일팀, 최강 중국 상대로 결승서 대등한 경기 끝 은메달
ㆍ20일 호흡 맞춘 여자 용선은 금메달…시간 많을수록 좋은 결과 증명
지난 2월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이 진천 선수촌에서 함께 훈련한 날은 겨우 열흘. 시간이 흐르면서 나아지기는 했지만 아이스하키 종목 특성상 조직력을 갖추기에는 모자랐다.
여자 농구 단일팀은 진천 선수촌에서 12일 동안 손발을 맞췄다. 북측 선수들은 지난 7월28일 방남했고, 남측 선수들이 존스컵 대회에 참가하느라 합동 훈련은 지난달 1일부터 가능했다. 로숙영의 가세는 전력의 강화로 이어졌다. 박지수의 합류 때까지 로숙영은 골밑에서 궂은일을 도맡은 것은 물론 득점에서도 에이스 역할을 하며 단일팀의 4강 진출을 이끌었다.
박지수가 합류하면서 단일팀은 더욱 강해졌다. 조별리그 때 패한 대만을 만나 넉넉한 승리를 거뒀다. 중국과의 결승전도 대등한 경기였다. 로숙영에 대한 심판들의 지나친 파울 지적이 아니었다면 승부의 결과를 알기 어려웠다. 조금 더 오래 만난 단일팀은 지난겨울보다 더 강해졌다.
로숙영은 국내 팬들로부터 미국프로농구(NBA) 르브론 제임스에 빗댄 ‘로브론’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로숙영은 결승을 마친 뒤 “북과 남이 합쳐서 훈련하니까 하루빨리 통일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면서 “통일이 되면 저도 그 팀에 가서 뛸 수 있고 그 팀 선수들도 저희 팀에서 뛸 수 있다”고 말했다.
카누 드래곤보트(용선) 단일팀은 여자농구팀보다 더 오랫동안 함께했다. 7월29일부터 약 20일간 훈련을 함께했다. 40도에 육박한 최고기온 탓에, 하루에 훈련을 세 차례로 나눠 진행했다. 북측 선수들 중 드래곤보트가 주종목인 선수가 없어, 노 젓는 법부터 새로 연습해야 했다. 혹독한 훈련이었지만 함께 노를 젓는 동안 점점 더 하나가 됐다. 단일팀은 지난달 26일 인도네시아 팔렘방 자카바링 스포츠시티 카누·조정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여자 500m 결승에서 2분24초788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단일팀이 국제종합대회에서 따낸 첫 금메달이었다. 사상 처음으로 시상대 맨 위에 한반도기가 걸렸고, 아리랑이 울려 퍼졌다.
농구 단일팀을 이끈 이문규 감독은 “아시아 최강 중국에 ‘단일팀이 되면 이렇게 센 팀이구나’ 하는 걸 보여줬다”고 말했다. 카누 단일팀의 북측 김광철 감독은 “북과 남 선수들이 한배에 올라 뜻과 맘을 합쳐 노를 저어갈 때 ‘민족의 단합된 힘을 보여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오래 함께할수록 단일팀이 더 강해질 수 있다는 걸, 이번 대회를 통해 증명했다. 이문규 감독은 “북측에 좋은 선수가 몇 명 더 있다. 시간이 많으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거라 본다”고 말했다. 카누 단일팀의 현재찬은 ‘도쿄 올림픽에서 기회가 되면 함께하겠느냐’는 질문에 “생각해 볼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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