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왁싱숍 여주인 피살’ 계기…강남역 10번 출구서 집회
이른바 ‘왁싱숍 여주인 살인 사건’을 계기로 여성혐오 문화를 규탄하는 시위가 6일 서울 지하철 강남역 10번 출구 인근에서 열렸다. 여성으로만 제한한 참석자들은 이 사건을 ‘여성혐오에 의한 살인’으로 규정하고 “우리는 살고 싶다”고 주장했다.
인터넷 여성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모인 여성 200여명은 6일 오후 강남역 10번 출구 인근에서 ‘여성혐오 살인 공론화 시위’를 벌였다. 강남역 10번 출구는 지난해 5월 강남역 인근 한 건물 화장실에서 한 남성이 일면식도 없는 여성을 살해한 사건이 일어난 뒤 피해자를 추모하는 쪽지 수천장이 붙었던 곳이다.
참석자들은 선글라스와 마스크, 모자 등으로 얼굴을 가린 채 모였다. 운영진은 “뜻을 같이하는 익명의 여성들이 모인 시위”라며 “여성만 참여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참석자들은 ‘2015년 강력범죄 피해자의 88.9%는 여성이다’ ‘여자보고 조심하라는 당신도 잠재적 범죄자’ 등의 손팻말을 들고 “하루에도 수십번을 살아났다고 안도한다” “남자면 안전한 나라, 여자면 불안전한 나라” “치안 좋은 대한민국, 여성에겐 해당 없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참석자 ㄱ씨(22)는 “실생활에서 여성차별과 여성혐오를 많이 느낀다”며 “당장 다니는 학과에도 남녀 성비가 2 대 8인데, 취직은 남자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참석자 ㄴ씨(24)는 “아직 여성혐오 문제가 만연한 집단들이 많고 세대 간에도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지나가던 여성 ㄷ씨(78)는 “우리 때는 여성이 불합리하고 위험한 상황에 놓였어도 여성들이 모여 시위하고 문제제기하는 것은 생각도 못했다”며 “마음으로나마 응원한다. 메시지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개인 방송을 한다는 남성 ‘유튜버’ ㄹ씨(30) 등은 현장을 촬영하다 운영진으로부터 제지당하기도 했다. ㄹ씨는 “여성이 약자라는 것은 맞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혐오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합법적으로 신고된 집회의 불특정 다수를 찍는 것이 안된다는 게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지난달 5일 서울 역삼동 한 미용업소에서 남성 배모씨(31)가 왁싱업소를 찾아가 시술을 받은 뒤 여주인에게 금품을 빼앗고 여주인을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친 뒤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이후 배씨가 피해 여성을 촬영한 인터넷 방송을 보고 범행한 것이 드러나면서 ‘여성혐오 살인’ 논란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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