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싱 여제’ 남현희(37·성남시청)의 마지막 아시안게임 경기는 아쉽게도 아쉬움과 눈물로 끝이 났다.

남현희와 전희숙(34), 홍서인(30·이상 서울시청), 채송오(29·충북도청)로 구성된 펜싱 여자 플뢰레 대표팀은 23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 펜싱경기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단체전 준결승에서 일본에 36-45로 져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23일 오후(현지시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펜싱 여자 플뢰레 준결승 한국과 일본 경기에서 8번째 경기에 나선 ‘맏언니’ 남현희가 맹추격을 하던 중 부상을 당해 치료를 받으며 고통스러워 하고 있다. 연합뉴스

23일 오후(현지시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펜싱 여자 플뢰레 준결승 한국과 일본 경기에서 8번째 경기에 나선 ‘맏언니’ 남현희가 맹추격을 하던 중 부상을 당해 치료를 받으며 고통스러워 하고 있다. 연합뉴스

초반 너무 일찍 주도권을 내줬다.

1·2번 주자로 나선 전희숙과 홍서인이 한 점도 따지 못한 채 상대에게 10점을 거푸 내주며 사실상 승부가 갈렸다. 일본은 경기 내내 리드를 놓지 않았다. 18-35로 뒤진상황에서 8번 주자로 나선 남현희가 자신의 차례에서 13점을 몰아내며 31-39까지 따라붙는 저력을 보여줬지만, 벌어졌던 점수 차가 너무 커 역전을 만들어내지는 못했다.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부터 이어오던 여자 플뢰레 단체전 아시안게임 5회 연속 금메달 기록은 여기서 멈췄다.

경기를 마친 뒤 선수들은 눈가에 눈물을 머금었다. 맏언니 남현희가 어렵게 입을 뗐다. 남현희는 “저희가 생각했던 것과 다른 멤버가 먼저 나와 초반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며 “오늘이 저에게 마지막 경기가 될 것 같아 마지막에 최선을 다해 점수를 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와 (전)희숙이는 그 전에도 아시안게임을 경험했지만, 다른 두 후배들에게는 첫 대회에 좋은 결과를 안겨주고 싶었는데 결과가 아쉽게 됐다”며 눈물을 터뜨렸다.

이번 대회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메달을 따 개인 통산 국제대회 100번째 메달을 받으려던 남현희로서는 특히 아쉬운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다. 개인전에서는 16강에서 전희숙을 만나 예상치 못했던 조기 탈락을 받아들여야 했다. 단체전 금메달로 유종의 미를 거두려던 계획도 이뤄지지 않았다. 남현희는 눈물을 닦으며 “저희는 끝났지만, 후배들이 앞으로 잘할 수 있게 응원해달라”고 했다. 펜싱 여제가 어렵게 꺼낸 마지막 한마디였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