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김정환·김준호와 단체전 출전
ㆍ펜싱 사브르 결승서 이란 꺾어

개인전 결승에서 만난 후배를 꺾고 졌던 마음의 빚을 구본길(29·국민체육진흥공단)은 스스로 갚았다. 후배 오상욱(22·대전대)도 힘을 보탰다. 세계선수권 2회 연속 우승에 빛나는 한국 남자 펜싱 사브르 대표팀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최강의 실력을 증명했다.

구본길과 오상욱, 김정환(35·국민체육진흥공단), 김준호(24·국군체육부대)로 구성된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23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 펜싱 경기장에서 열린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단체전 결승에서 이란을 45-32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란의 장신 검객들을 상대로 한국 팀 최장신 오상욱의 활약이 빛났다. 첫 주자로 나서 4초 만에 5-1을 만들어 주도권을 한국으로 가져왔다. 20-15로 리드를 이어가던 상황에서 오상욱은 다시 5번째 주자로 나와 25-18까지 앞서며 리드를 벌렸다.

이후 이란에 추격을 허용해 30-27로 근소하게 앞선 상황, 이번엔 일곱번째 주자 구본길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처음 한 점을 내준 뒤 연거푸 5점을 따내며 35-27까지 도망갔다. 이후 8번째 주자 김정환이 40-30까지 점수차를 벌렸고 오상욱이 마지막 주자로 나서 승부를 마무리지었다.

구본길은 지난 20일 개인전 결승에서 금메달을 딴 뒤에도 후배 오상욱이 자신 때문에 은메달에 그친 게 미안하다며 눈물을 흘렸다. 그때 구본길은 오상욱에게 “단체전에서는 금메달을 걸게 해주겠다”고 말했다. 한국의 이번 대회 첫 2관왕의 자리보다, 후배에게 했던 약속을 스스로 지켜냈다는 기쁨이 더 컸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