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이택근이 지난 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NC와의 경기에서 2회말 1타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  고척 |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넥센 이택근이 지난 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NC와의 경기에서 2회말 1타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 고척 |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저도 처음 봤어요.”

넥센 장정석 감독은 지난 7일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고척 NC전에 앞서 전날 경기 1회말을 떠올렸다. 1사 1루 상황, 4번 박병호의 중전 안타가 터졌고, 1루 주자 이택근이 3루까지 내달렸다. 그리고 그 사이에, 박병호가 2루에 안착했다. 그 때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두고 장 감독은 “감동 그 자체”라고 표현했다.

결과적으로 두 베테랑의 주루플레이는, 후속타 불발로 득점과 직접 연결되지 않았다. 하지만 장 감독은 “두 선수가 어제 승리의 일등공신”이라며 “고참들이 몸을 아끼지 않으며 더그아웃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했다. 이택근과 박병호는 종아리 부상과 통증을 안은채 시즌을 치르고 있다. 그래서 ‘한 베이스를 더 가는 주루’까지는 기대하기 어려웠는데 몸소 해낸 것이다.

베테랑의 분전은 5위 싸움을 벌이는 넥센에는 큰 힘이 되고 있다. 넥센은 젊은 선수들이 타선의 주축을 이루는 팀이다. 아직 재활 중인 서건창을 비롯해 김하성, 박병호, 이정후 등 주전들이 동반 결장할 때도 김규민, 김혜성, 송성문 등이 돌아가며 공백을 잘 메웠다. 여기에 베테랑들이 분전하며 젊은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박병호는 부상으로 팀이 치른 경기 중 약 30경기를 빠졌는데도 어느덧 홈런 10위권에 자리했다. 지난해 예년보다 비중이 줄어들었던 이택근은 타순을 가리지 않고 부상 선수의 공백을 메우고 있다. 7월 초에 지난해 타석수(269타석)에 근접했다. 주루와 수비가 전성기 때에는 못미쳐 지명타자 출전이 잦았지만 이정후가 어깨부상으로 빠진 최근에는 좌익수 수비도 겸하며 팀을 받치고 있다.

KIA 류승현, 최원준, 신범수. KIA 타이거즈 제공

KIA 류승현, 최원준, 신범수. KIA 타이거즈 제공

넥센과 함께 5위 경쟁중인 KIA는 반대로 젊은 선수들에게서 희망을 보고 있다. 지난해 우승팀 KIA는 올 시즌 주장 김주찬과 이범호, 최형우와 정성훈 등 베테랑들의 힘에 의지해 왔다. 안치홍과 김선번이 부상으로 잠시 자리를 비우고 나지완도 부진해 베테랑의 몫이 더 컸다. 그러나 이달 들어 김주찬이 허리 통증, 이범호가 허벅지 통증을 느껴 1군에서 제외됐다. 이명기마저 부진해 퓨처스(2군)로 내려가 외야에도 구멍이 생겼다.

이 자리를 신예들이 잘 메꿨다. 류승현이 이범호를 대신해 3루를 맡아 최근 10경기에서 4할대 타율을 기록하며 타격 재능을 뽐냈다. 외야수 박준태도 8일 경기 전 기준 7월 14타수 6안타(타율 0.429)에 홈런도 하나 보태며 하위타순과 수비에서 제 몫을 했다. 지난달 말 1군에 합류한 포수 신범수도 데뷔 첫 안타 등으로 존재감을 뽐냈다. 최원준은 김선빈의 부상 공백 때 유격수 자리를 메우더니 김선빈의 복귀 후에도 3루수·우익수 등 빈자리를 가리지 않고 메꾸고 있다.

덕분에 주축 타자들이 빠진 가운데서도 KIA는 2위 한화를 상대로 광주 3연전에서 2승1패 우세를 거뒀다. 하지만 한계도 명확했다. 지난 7일 광주 LG전에서는 3루수 류승현이 3회초 수비 때 악송구를 허용해 첫 실점을 헌납했다. 5회초에는 아킬레스건이 불편한 안치홍 대신 선발 2루수로 나선 최정민이 송구실책을 범하며 동점을 허용했다. 선수들의 부상 회복을 통한 공·수 전력 안정화가 KIA의 5위 싸움의 선결조건인 셈이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