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김재균. NC 다이노스 제공

NC 김재균. NC 다이노스 제공

‘절반의 성공’이었다.

NC가 지난 7일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고척 넥센전에서 내놓은 1999년생 선발 배터리 김재균-김형준은 희망과 아쉬움을 동시에 남겼다.

이날 전까지 두번의 구원등판에서 2.2이닝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잘 던진 김재균은 에이스 왕웨이중의 자리를 대신할 임시 선발로 마운드에 섰다. 유영준 감독 대행도 “욕심같아선 4이닝 정도 막아주면 좋겠지만 긴 이닝을 소화해주길 기대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역시 전날까지 프로 성적이 6타수 1안타뿐인 동갑내기 김형준을 포수로 앉힌 데 대해서는 “동기생끼리 편하게 던질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타자들에게 유인구 승부로 일관하다 경기가 늘어지는 것보다 맞으면 맞는대로, 적극적으로 승부하라고 했다”고도 덧붙였다. 김재균이 당장 호투하는 것보다 전에 보인 ‘당찬 모습’을 선발 등판에서도 보여주길 내심 바라고 있는 듯 했다.

김재균의 프로 선발 데뷔전 성적은 2.2이닝 2실점, 안타는 3개, 볼넷은 4개 내줬다. 3회 투아웃에 마운드를 내려오기까지 투구수는 59개. 생각보다 나쁘지도 않았지만 아쉬운 부분도 분명했다.

1회말 선두타자 김혜성에게 우익선상 3루타를 맞고 불안하게 출발했다. 이어 2번 이택근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고 선취점을 너무 쉽게 내줬다. 이어 김하성에게 볼넷을 내주며 쉽게 흔들리는 듯했다. 하지만 4번 박병호와 6번 김민성에게 삼진을 뽑아내며 오히려 분위기를 NC쪽으로 끌고 왔다. 최고시속 144㎞의 속구로 120㎞대의 슬라이더를 결정구로 삼아 넥센 강타선의 방망이를 유도했다.

1-1로 맞선 2회말엔 넥센 하위타선을 상대로 삼자범퇴로 막았다. 오히려 넥센 외인투수 제이크 브리검을 상대해 불리해보였던 NC가 3회초 상대 실책으로 한 점을 더 내 2-1로 앞섰다. ‘큰 일’ 낼 것 같아 보였던 신예 배터리는, 그러나 3회말 다시 흔들렸다. 1번 김혜성에 볼넷-2번 이택근에 좌전안타, 1사 후 박병호에게 다시 볼넷을 내줬다. 그리고 5번 마이클 초이스에게 우익수 희생 뜬공을 맞아 2-2 동점을 허용했다. 이어 김민성에 볼넷을 허용하며, 2사 만루. 유영준 대행이 경기 전 언급한 투구수 60개에 다다르자 김재균은 김진성으로 교체됐다.

김진성은 만루에서 실점하지 않고 마운드에 내려오며 김재균의 자책점을 2점에서 끝났다. 하지만 김재균이 3회 잇달아 내준 볼넷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3회 준 볼넷 3개 중 2개는 풀카운트까지 끌고 간 뒤 내준 것이어서 아쉬움을 더했다. 상대한 15명의 타자 중 7명에게 초구에 볼을 내줬다. 적극적으로 승부하라는 벤치의 뜻은 이루지 못했다. 성장에 필요한 경험치를 쌓은 데 만족해야 할 선발 데뷔전이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