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의 황금세대가 2018 러시아 월드컵 16강전에서 2회 연속 월드컵 8강이라는 역사와 함께 각종 진기록을 다시 썼다.
3일 러시아 로스토프나도누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린 월드컵 16강전에서 벨기에는 후반 3분과 7분 일본에 연속골을 허용해 0-2로 뒤졌다. 그러나 이후 얀 페르통언(토트넘)의 후반 24분 헤딩골과 5분 뒤 마루안 펠라이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동점골, 후반 추가시간 터진 나세르 샤들리(웨스트 브로미치)의 역전 결승골에 힘입어 3-2로 이겼다.
월드컵 토너먼트에서 먼저 두 골을 내준 팀이 역전승을 거둔 것은 1970년 멕시코 월드컵 이후 48년 만이다. 당시 8강에서 서독은 잉글랜드를 상대로 2골을 먼저 내줬으나, 후반 2골을 만회해 동점을 만든 뒤 연장전 게르트 뮐러의 역전 결승골로 3-2로 이겨 4강에 진출했다.
반세기 만에 벨기에가 재현한 기록은 연장전을 거치지 않고, 일본에 두번째 골을 허용한 뒤 42분 만에 이뤄낸 역전승이라 더 의미가 있다. 두 골 이상 뒤진 상황에서 연장전을 가지 않고 역전한 것은 52년 만이다.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8강전에서 포르투갈은 북한에 3골을 먼저 내주고도 에우제비우의 해트트릭을 포함해 5골을 몰아넣어 역전했다.
진기록은 하나 더 있다. 선취골을 넣은 페르통언을 제외한 나머지 두 골의 주인공은 모두 후반 교체투입됐다. 벨기에는 이날 교체카드 3장 중 2장만 사용했는데, 2명의 교체 선수가 팀의 역전승을 책임진 것이다. 월드컵 토너먼트에서 교체 투입 선수 1명이 멀티골을 넣은 적은 있어도, 교체 투입된 선수 2명이 골을 넣은 것은 처음이다.
페르통언의 골도 기록이 됐다. 영국의 축구 통계회사 ‘옵타 스포츠’에 따르면, 페르통언의 헤딩골은 골대에서 18.6m 떨어진 곳에서 나온 ‘월드컵 최장거리 헤딩슛’이다. 사실 페르통언의 헤딩은 슛이라기보다는 패스에 가까웠다.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일본 선수가 걷어올리던 공을 반대편에 서 있던 페르통언이 머리로 받아 올렸는데, 공은 포물선을 그린 뒤 일본의 골문 오른쪽으로 그대로 빨려들어갔다. 벨기에 입장에선 팀의 역전승까지 가져다 준 ‘행운의 골’이었다.
이로써 벨기에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 이어 2회 연속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주장 에덴 아자르(첼시)를 비롯해, 로멜루 루카쿠(맨유), 케빈 더브라위너(맨체스터 시티) 등 ‘황금세대’들이 일궈낸 성과다. A매치 연속 무패 경기 기록도 22경기로 늘렸다.
이번 대회 가장 많은 12골을 몰아넣는 가공할만한 화력을 앞세운 벨기에는 8강전에서 ‘삼바군단’ 브라질과 만난다. 이제 유럽의 붉은 악마가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이후 32년 만에 4강까지 오를지에 모두의 관심이 쏠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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