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러시아 월드컵 8강의 절반이 가려진 가운데, 동유럽 팀이 24년만에 월드컵 8강 두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러시아와 크로아티아는 2일 끝난 월드컵 16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스페인과 덴마크를 각각 따돌리고 8강 진출에 성공했다.
두 팀 모두 골키퍼의 빛나는 선방 덕에 8강 티켓을 손에 넣었다. 러시아의 이고리 아킨페예프(CSKA 모스크바)가 스페인의 슈팅 25개 중 유효슈팅 9개를 무위로 만들었다. 팀 동료 세르게이 이그나셰비치(CSKA 모스크바)의 발에 맞고 방향이 튄 자책골 하나만 내줬을뿐이다. 승부차기에서는 스페인의 세번째 키커 코케(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킥을 손으로, 다섯번째 키커 이아고 아스파스(셀타 비고)의 가운데 낮게 찬 공을 발 끝으로 각각 막아내며 러시아의 4-3 승리와 8강 진출을 함께 이끌고 ‘맨 오브 더 매치’(MOM)에 선정됐다.
크로아티아는 러시아와 달리 덴마크를 상대로 공세를 펼쳤으나 전반 4분 상대 실수를 틈탄 마리오 만주키치(유벤투스)의 골 외에 득점에 실패했다. 연장 후반 11분에는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의 페널티킥이 덴마크 골키퍼 카스페르 슈마이켈(레스터 시티)에 막혀 패색이 짙어지는 듯했다. 그러나 자신의 실수로 덴마크에 선취골을 내줬던 골키퍼 다니옐 수바시치(AS 모나코)가 승부차기에서 맹활약했다. 덴마크의 스타 크리스티안 에릭센(토트넘)의 첫번째 킥을 막아내더니, 네번째·다섯번째 키커의 슛도 모두 손끝과 발끝으로 막아냈다. 슈마이켈도 선방 2개로 자존심을 지켰지만 크로아티아 마지막 키커를 막지 못해 팀의 8강을 이끌지 못했다.
동유럽 국가가 8강에 두 팀 오른 것은 24년만이다. 1994 미국 월드컵에서 루마니아와 불가리아가 함께 8강에 오른 바 있다. 이어 동유럽 국가의 8강 진출은 크로아티아가 유고슬라비아에서 분리 독립한 이후 처음 출전한 1998 프랑스 대회에서 이어갔다. 그러나 2006 독일 월드컵에서 우크라이나의 8강 진출 이후 두 대회 동안 동유럽 국가는 8강에 오르지 못했다.
이번 대회 4강 한 자리도 동유럽 국가의 몫으로 확정됐다. 다만 러시아와 크로아티아 중 한 팀에게만 그 자리가 허락된다. 두 팀은 오는 8일 소치 피시트 스타디움에서 4강 진출을 놓고 맞선다. 여기서 승리하면 12일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4강전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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