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금감원, 현장검사 중간 결과 발표…‘금융범죄 종합세트’
5000여억원 중 단 한푼도 약속한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 안 해
임원 등이 관리하는 업체로 흘러들어가…‘펀드 돌려막기’도 드러나
옵티머스자산운용이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는 설명서와 달리 5000여억원의 펀드 투자금 중 단 한 푼도 관련 채권에 투자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됐다. 투자금 대부분이 부동산 등 위험자산에 들어간 터라 대거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옵티머스는 펀드 투자금 일부를 대표이사 개인 계좌로 빼돌려 주식·파생상품에 투자하고, 금융감독원 검사를 방해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금융범죄 종합세트’라는 평이 나온다.
금감원은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옵티머스에 대해 실시한 현장검사 중간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옵티머스는 2018년 6월부터 안정적 자산인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는 펀드 46개를 판매사를 통해 팔아왔다. 투자원금은 5151억원에 이른다. 그러나 지난달 18일 3개 펀드가 처음 환매중단된 것을 시작으로 지난 21일까지 총투자원금 2401억원 규모의 펀드 24개가 환매중단됐다. 금감원은 “나머지 22개 펀드 또한 환매연기 펀드와 유사한 자산으로 구성돼 있어 만기가 도래하면 환매연기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감원 검사 결과, 옵티머스는 투자설명서와 달리 실제로 공공기관 매출채권에는 투자하지 않았다. 펀드에 편입된 자산 5235억원의 98%는 비상장기업 사모사채였다. 사모사채를 발행한 기업은 씨피엔에스, 아트리파라다이스 등으로 옵티머스 임원 등이 관리하는 업체들이다.
투자금 중 사용처가 일부 파악된 약 3000억원은 사모사채 발행사를 거쳐 부동산 및 각종 주식 등 60여개 투자처로 흘러갔다.
금감원 관계자는 “나머지 2000여억원의 행방은 묘연하며, 파악된 사용처도 권리관계가 불투명한 자산이 많아 회수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만기가 다가오는 펀드를 상환하기 위해 다른 펀드의 투자금을 끌어오는 ‘펀드 돌려막기’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옵티머스 펀드 투자금 일부는 수차례의 이체를 거쳐 펀드 돌려막기에 관여한 혐의 등으로 최근 구속 기소된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50) 개인 명의 증권계좌로 들어갔다. 김 대표는 이같이 횡령한 자금을 주식·파생상품 등에 투자했다.
금감원은 “횡령한 자금 규모는 검찰 수사로 확인 중이지만 수백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옵티머스가 건설사 등과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는데도 계약을 맺은 것처럼 매출채권 양수도계약서를 꾸몄고, 주요 임직원의 PC 및 관련 자료를 다른 사무실과 인근 창고 등에 숨기는 등 현장검사를 방해했다고도 전했다.
금감원은 옵티머스 펀드 사무관리사인 한국예탁결제원, 펀드자산 수탁사인 하나은행에 대한 현장검사를 최근 마쳤고, 옵티머스 펀드를 4327억원어치 판매한 NH투자증권을 상대로 현장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금감원은 NH투자증권이 옵티머스 펀드의 상품구조 및 투자자산의 실재성을 확인했는지, 판매할 때 ‘원금손실이 없다’는 취지로 설명하는 등 불완전판매를 했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금감원은 손실 규모를 파악하기 위한 자산실사 과정을 진행 중이며, 펀드를 다른 운용사로 이관하면서 옵티머스와 판매사 등에 대한 제재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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