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데이비드 헤일(위)과 KIA 헥터 노에시. 이석우 기자·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의 데이비드 헤일(위)과 KIA 헥터 노에시. 이석우 기자·한화 이글스 제공

하위권의 삼성과 KT를 상대하며 후반기를 상승 무드로 시작하려던 한화와 KIA의 구상은 조금 틀어졌다. 한화는 지난주 수원에서 KT를, 대구에서 삼성을 만나 모두 1승2패에 그쳤다. 지난달 19일 이후 한 달하고도 이틀 만에 3위로 밀려났다. 만족스럽지 못한 건 KIA도 마찬가지. 홈에서 삼성에게 주중 3연전 첫 승을 거두고 두 경기를 내리졌다. KT와의 시리즈는 우세로 마쳤지만 먼저 2경기를 이기고 에이스 양현종이 나온 마지막 경기를 내줬다. 5위 경쟁자 넥센이 LG에게 3연패해 역전도 바라볼 수 있었지만 일단은 기회를 놓쳤다.

순위를 뒤집을 기회가 아직 더 찾아오겠지만, 자칫 하향세에 빠져들 수 있는 팀 분위기를 빨리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24~26일 대전에서 맞붙는 한화와 KIA는 두 외국인 투수들의 어깨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한화는 제이슨 휠러를 대체할 외국인 투수 데이비드 헤일을 24일 처음 선발로 낸다. 수준급의 실력과 적정한 몸값의 외국인 투수를 구하기 쉽지 않은 가운데 한화는 과감히 헤일과 계약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헤일은 올 시즌 메이저리그 총 4경기 등판한 경험이 있지만 빅리그 경험이 있는 다른 외국인 투수들이 그랬듯 한국에서의 빠른 적응이 급선무다. 후반기 순위싸움이 한층 더 치열해진 상황이라 적응 기간을 많이 줄 수 없다.

헤일의 선발 맞상대는 헥터 노에시다. 한국 생활 3년차지만, 헥터도 여유가 없기는 마찬가지다. 최근 네 번의 등판에서 3패.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능력도 가장 최근 등판인 지난 18일 광주 삼성전에서 보여주지 못했다. 5이닝 10피안타 6실점으로 일찌감치 마운드에서 내려오며 패전을 안았다.

헥터의 부담감도 헤일 못지 않다. 양현종이 고군분투할뿐, KIA의 선발진은 최근 요동치고 있다. 팻딘의 보직은 선발에서 불펜으로 바뀌었고, 최고참 임창용이 그 빈 자리를 대신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임기영, 한승혁 등 다른 선발 투수들이 이닝을 길게 소화하지 못하면서 불펜은 불펜대로 소모되고 있다. KT와의 주말 3연전 중 지난 20일 임창용이 4.1이닝 2실점, 21일 한승혁이 5이닝 1실점으로 호투해 승리한 것까지는 좋았다. 선발 투수들이 일찍 마운드를 내려온 탓에 22일에는 양현종이 5이닝만에 물러나자 핵심 불펜진을 투입할 수 없었고, 결국 역전패로 한 주를 마무리해야 했다.

그렇다고 한화의 선발진이 헤일 외에 변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 17일 수원 KT전을 마지막으로 아내의 출산을 보러 미국으로 휴가를 떠났던 키버스 샘슨이 이번 3연전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샘슨은 출국 전에도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보였다. 다만 장거리 이동의 피로를 완벽히 덜어내고 마운드에서 에이스의 구위를 그대로 선보일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힘들다. 지난주 6경기에서 2할9푼대의 팀 타율을 기록하고도 홈런은 3개(KIA)와 4개(한화) 밖에 뽑지 못한 양 팀 타선이 이번주 얼마나 폭발하느냐도 승패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