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두산과 LG의 경기. 7회초 2사 1,3루 상황에서 두산 박건우의 역전 2타점 3루타로 홈인한 오재원이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22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두산과 LG의 경기. 7회초 2사 1,3루 상황에서 두산 박건우의 역전 2타점 3루타로 홈인한 오재원이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일주일 정도 치러지는 프로야구 단기전의 승패를 가르는 건 속칭 ‘미친 선수’라고 한다. 잘 하는 이유를 상대도, 아군도, 심지어 자기 자신도 정확히 알지 못하지만, 미친 선수의 기세에 따라 승부가 흘러가곤 한다.

만약 그 미친 선수가 꾸준히 나온다면, 장기전에서도 압도적인 승부를 이어나갈 수 있지 않을까. 올 시즌 KBO리그 선두를 파죽지세 달리는 두산은 그 가정을 현실로 만들었다.

지난 17일부터 22일까지, 2018 KBO리그 7월 3주차 주간 OPS(출루율+장타율) 순위를 보면, 상위 5명의 선수들 중 3명이 두산 선수들이다. 지난 주 홀로 4개의 홈런을 친 오재원이 1.382로 가장 높고, 두산 하위타선의 첨병 역할을 한 김재호가 1.367로 2위다. 지난주 홈런 3개를 보태 홈런 공동선두(31개)에 오른 김재환도 1.248로 4위다. 김재호는 주간 타율 1위(0.591)를 기록하기도 했다.

타자들의 맹타 속에 두산은 지난 주 유일하게 한 주를 5승1패로 마쳤다. 롯데와의 주중 3연전 첫 경기만 내주고 5연승을 달렸다. 특히 주중 3연전을 싹쓸이 한데다 두산에 이어 팀 타율 2위를 달렸던 LG와의 화력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며 주말 3연전을 싹쓸이하는 개가를 올렸다. 물고 물리는 2위권과의 승차는 이제 두자릿수가 됐다.

두산의 중심타순-하위타순을 가리지 않는 타선 폭발은, 지난주에만 있던 게 아니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주간 OPS 상위 5걸을 보면, 지난 3월 4주차부터 7월 3주차까지 17주간 두산 선수들은 총 17번 이름을 올렸다. 총 10번 이름을 올린 KIA와 차이가 크다.

김재환이 홀로 7차례 이름을 올린 가운데, 양의지가 3번, 오재원과 김재호도 2번씩 주간 OPS 5위 안에 들었다. 시즌 초중반 타점 머신으로 깜짝 활약했던 최주환과 박건우, 허경민까지, 일주일을 미친 듯한 기세로 보낸 타자들이 여럿 있었다. KIA가 이름을 올린 10번 중 최형우에 4번, 김주찬에 2번이 집중된 것과 차이가 있다.

4번 김재환과 5번 양의지가 꾸준히 활약 한 가운데, 두산 선수들이 돌아가면서 출루하고 장타를 터뜨리며 생산적인 공격을 해냈다. 거의 매주 ‘미친 선수’들이 나온 덕에 두산은 하향세 없이 꾸준히 1위 자리에 올라있다. 누가·언제 미칠지 모르는 타선은 상대 마운드에게도 부담을 준다. 누굴 거르고, 누굴 상대할지 계산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한 때 두산과 선두를 다퉜고 지금도 2위에 오른 SK와 비견된다. SK는 최정-제이미 로맥에 한동민, 김동엽 등 일발 장타가 가능한 중심타순을 필두로 1번 노수광, 중하위 타순에 이재원, 김성현 등도 타격감이 좋아 상대 마운드를 곤혹스럽게 했다. 그러나 시즌 초반 장타력에 출루 능력까지 보강해 무서운 기세를 뽐내던 타선이 어느 순간 동시에 식어버리며 선두와의 격차가 벌어졌다. 지난주 팀 타율 3할1푼3리로 다시금 살아난 타선이 두산과의 문학 3연전에서도 변함없이 가동돼야 승리를 챙길 수 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