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7-16 20:53 입력 2021-07-16 20:53 수정
이재명·윤석열 ‘대세 흔들’ 왜
이 ‘상대 공격 자제’ 윤 ‘전언정치’
방어적인 전략 펼쳤지만 실패
이, 정책 충분히 설명하지 못해
윤, 정책 이해도 낮은 행보 보여
캠프 인사 문제는 공통 과제
여당과 야권 지지도 1위 대권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세론이 흔들리고 있다. 이 지사는 예비경선을 지나 본 경선을 치르면서 더불어민주당 지지도 2위 이낙연 전 당 대표와의 격차가 줄었다. 30%대였던 윤 전 총장 지지율은 중도층 이탈과 함께 20%대로 하락했다. 흔들리는 대세론과 고조되는 위기론 이면에는 전략 실패, 불충분하거나 구체적이지 않은 정책,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인사라인 등 ‘삼중고’가 깔려 있다.
■‘방어’와 ‘전언’ 전략 실패
이 지사는 민주당 대선 예비경선에서 방어적 자세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수세적 태도로 ‘이재명다움’을 잃고, 사생활 문제 등 상대 후보들의 거센 공격에 ‘바지 발언’ 등 실언까지 나온 것으로 본다. 이 지사는 16일 기자간담회에서 “저 스스로도 심리적으로 불안했다. 이제는 도를 넘어서는 공격은 제가 제어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보다 적극적 자세로 본경선을 치르겠다고 밝힌 셈이다.
윤 전 총장의 대선 전략은 본인이 직접 나서지 않고 대변인을 내세우면서 여야를 막론하고 ‘전언정치’라는 혹평을 받았다. 비공개로 일정을 소화하고 며칠 뒤 ‘사후 보도자료’만 내는 형식도 일방적 소통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윤 전 총장 측은 논란이 일자 일정 전체를 온라인으로 생중계하는 등 본인이 직접 나서는 언론 소통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정책, ‘불충분한 설명’과 ‘낮은 이해도’
성남시·경기도정을 경험하며 이 지사가 시행하거나 주장한 ‘기본소득’과 ‘기본주택’ 정책들은 경쟁 후보들의 공격 대상이었다. 이 지사는 지난 3일 토론회에서 박용진 의원이 “주거용과 투기용 주택을 어떻게 구분하느냐”고 수차례 묻자 “말꼬리 잡지 말라”며 반박하는 등 정책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기도 했다. 이 지사 캠프 관계자는 “그간 부족했던 정책 설명을 향후 비대면 간담회를 자주 열어 밝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정책이나 국정운영 구상은 제시하지 않고 ‘반문재인’ 구호만 외친다는 지적을 듣고 있다. 지난달 29일 대선 출마선언문에도 정부를 비판하면서 ‘공정’ ‘법치’ 등을 언급했지만 정책 구상은 흐릿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지난 15일 중앙일보 인터뷰에서는 “세금은 경제활동에 들어가는 비용이다. 경제활동은 위축되기 때문에, 걷어서 나눠줄 거면 안 걷는 게 좋다”고 말했다가 “상식을 모른다”는 비판도 들었다.
■‘인사난’은 양측 공통 고민거리
이 지사는 캠프를 이루는 경기도·국회 측 인사들의 융합이 과제다. 캠프 구성과 조직 정비가 다른 후보들에 비해 늦어지면서 예비경선 전략에도 혼선이 있었다. 상대적으로 지지세가 약한 국회의원들의 수는 늘려가고 있지만, 이 지사와 ‘여의도’ 접점이 많지 않아 캠프 내 원활한 의사소통을 이뤄가는 게 숙제다.
윤 전 총장도 첫 공식 참모인 이동훈 전 대변인이 금품수수 사건에 휘말리는 등 인사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 전 대변인이 선임 10일 만에 사퇴했고, 이후 그가 ‘가짜 수산업자’ 김모씨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 보도가 나오면서 논란이 됐다. 대세론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야권 측의 유능한 참모들을 얼마나 확보해 화합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윤승민·유설희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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