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16일 당내 경쟁 후보들이 민주당의 ‘적통’을 자처하자 “국민 주권주의 취지에서 벗어나는 말이므로 안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지지도가 오르는 데 대해서는 “저도 2017년 대선 경선 때 지지도 상승을 경험하면서 ‘오버’하다가 상황이 좋지 않았다”며 “신경쓰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이날 비대면 기자간담회를 열고 “‘적통’이라는 단어는 옛날 왕세자를 정할 때 나온 이야기”라며 “첩의 자식인 서자, 종의 자식인 얼자에게 과거를 보게하는 게 논란이 된 것은 조선시대 때 이야기”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고, 당의 주인은 당원이며, 당원은 모두 민주당 후보의 자격이 있다”며 “실제 제가 당의 중심에 있지는 못한 사람이지만, 피를 따지는 것은 현대 민주주의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나 이낙연 전 대표가 스스로 민주당의 적통을 자처하며 지지를 호소하는 상황을 꼬집은 것으로 보인다.
이 지사는 최근 이낙연 전 대표의 지지도가 오르자 “큰 흐름 속에 일어나는 파도같은 것”이라면서 “2017년 대선 경선 때 제가 비슷한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갤럽조사에서 지지도가 2~3%에서 18% 오르고 문재인 대통령(당시 후보)과 3~4%포인트 차이가 났을 때 ‘내가 (당선)될 수 있겠다’고 생각해서 오버했다”며 “그래서 열심히 노력하니 국민들이 ‘이재명이 다른 마음 먹고 있구나’ 생각했고 지지도가 쭉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장기적인 흐름이 그 때는 안보였지만 지금은 보인다. 지지율에 신경 쓴다고 잘 되는 것도 아니다”고도 말했다.
이 지사는 이 전 대표 등 경쟁 후보들이 자신을 겨냥해 ‘지도자의 품격’을 강조하는 것을 염두에 둔 듯 “대통령은 지도자보다 일꾼을 뽑는 자리”라며 “멋있긴 한데 실력이 없는 사람과, 멋 없어도 실력이 있는 사람을 뽑느냐 국민들이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또 윤 전 총장의 아내 김건희씨에 대한 각종 풍문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후보의 결혼 전의 일까지 검증해야 하냐”고 주장을 했다가 비판을 받은데 대해 “후보자 가족의 결혼 전 삶과 직업, 사생활에 대한 지적은 지나치다”며 “그런 (문제가 있는) 사람과는 결혼하지 말라는 거냐”고 말했다. 이 지사는 “주변에서 제가 이런 주장을 하는 것이 ‘제 가족이 검증당하는 것을 피하려고 한다’고 했다. 그것은 ‘팀킬’이다”라며 “제 아내는 정말 가혹히 검증받았다. (경찰과 검찰 출석 당시) 생중계 현장에서 전국민에게 얼굴을 내놓고 온갖 욕을 들었지만, 사실이 아니어서 증거도 없다”고도 했다.
이 지사는 기본소득에 대한 입장을 바꿨다는 비판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그는 “이번에 (경선) 토론회를 하면서 전면적인 기본소득보다 일부 계층부터 지급해야 한다고 한 이광재 후보의 지적이 맞다고 생각한다. 야당이 주장하는 안심소득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며 “왜 한 입으로 두말을 하냐는 지적은 일종의 프레임이다. (다른 후보의 좋은 정책에 대해) 포용을 하는 것으로 봐달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대통령이 됐을 때 상대 진영에 더 유능한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을 공직에 등용할 수도 있다”고도 했다. 실용주의자의 면모를 강조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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