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팬들이 14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올스타전을 즐기고 있다. 울산 |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많은 팬들이 14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올스타전을 즐기고 있다. 울산 |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짧은 휴식기가 끝나면, 여느 때보다 치열한 전력질주가 시작된다. 올 시즌 KBO리그가 다음달 16일부터 약 3주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휴식기를 앞두고 있다. 후반기 시작부터 아시안게임 휴식기 전까지의 약 한 달간 각 구단은 치열한 순위다툼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현재 선두 두산이 2위 한화에 7게임 차로 멀찍이 앞선 가운데, 한화와 4위 LG의 승차는 4게임 차다. 또 5위 넥센과 8위 롯데까지는 5게임 차, KIA와 삼성까지 4개 팀이 가을야구 마지노선인 5위를 놓고 경쟁 중이다. 전반기는 ‘2위 싸움’과 ‘5위 싸움’으로 양분됐다가, 최근 10경기 6승4패의 상승세를 탄 넥센이 LG에 3.5게임 차까지 따라붙으며 예상 판도를 속단하기 더 어려워졌다.

이 양상은 후반기 시작과 함께 흔들릴 수도 있다. 시즌 개막전부터 각 팀 감독들이 시즌 승부처로 ‘올스타전 직후, 아시안게임 직전’을 꼽았기 때문이다. 팀당 25경기가 예정된 이 때 전력을 쏟아붓고, 아시안게임 기간 회복하면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8월 중순에 가까워질수록 핵심 구원투수들의 연투나 선발 투수들의 구원 등판이 잦아지고, 주력 타자들의 휴식 빈도 역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안게임 휴식기가 있던 4년 전을 되짚어보면 순위 변동이 불가능한 가정은 아니다. 2014시즌 프로야구는 선두 두산을 넥센이 쫓고, NC가 1군 합류 2년차에 3위를 차지하는 돌풍을 일으키며 전반기를 마쳤다. 와일드카드전이 없던 9구단 체제에서 가을야구 마지노선이던 4위에 롯데가 올라 있었고, 3게임차로 두산이 5위를, 두산과 반게임차로 KIA가 6위를 달렸다.

그러나 인천 아시안게임 휴식기가 시작된 그해 9월15일, 4위 자리에 오른 팀은 LG였다. 전반기를 4위에 5.5게임 차로 뒤진 채 7위로 마친 LG는 ‘시즌 중 감독 사퇴’의 충격을 추스르고 약 8주 만에 세 계단을 뛰어올라 4위에 올랐다. LG와 막판 포스트시즌 진출을 다퉜던 팀은 전반기 8위 SK였다. SK는 올스타전~아시안게임 개막 사이 20승13패(승률 0.606)를 거둬 5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1~3위가 자리를 유지한 가운데 4위 싸움은 LG와 SK의 양자 구도로 재편됐고, LG는 극적으로 합류한 가을야구에서 플레이오프까지 오르는 성과를 맛봤다.

물론 4년전과 올해 상황은 조금 다르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은 9월에 열려, 휴식기 직전까지 프로야구 각 팀은 110여경기를 치른 상태로 휴식기를 맞았다. 아시안게임이 끝난 뒤엔 팀당 20경기도 채 남지 않아 유의미한 순위 변동은 없었다. 올해는 아시안게임이 8월에 열리는데다 팀당 경기수도 144경기에 이른다. 아시안게임 폐막 후에도 30경기 가량이 더 남아 있다. 아시안게임 직전에 모든 것을 쏟아부어 팀이 순항하더라도, 직후에도 같은 페이스로 팀이 움직일 것이란 보장 또한 없다. 각 팀들은 7·8월의 질주뿐만 아니라 찬바람이 드는 9월 막판 스퍼트도 머릿속에 넣고 곧 다시 울릴 총성을 기다려야 한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