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운이 계속 이어지면 좋겠다.”
지난 14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2018 올스타전 후 ‘미스터 올스타’로 선정된 김하성(23·넥센)의 머릿속에는 곧 시작될 후반기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생각이 가득했다. 올스타전 한 경기의 활약이 남은 경기에서의 활약을 보장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올스타전 본 경기와 홈런 레이스에 참가할 때 큰 스윙으로 일관하다 정작 후반기에서 타격 페이스를 잃는 사례들도 있었다.
올스타전 전에는 ‘퍼펙트 히터’로 선정되더니 본 경기에서는 홈런 2방을 터뜨리며 나눔올스타의 10-6 대승을 이끈 김하성도 이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너무 많은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10개 구단·144경기 체제가 갖춰진 2015시즌부터 미스터 올스타의 시즌 마무리는 좋았다. 지난해까지 3년 동안 미스터 올스타는 후반기에도 고꾸라지지 않고 좋은 모습을 이어가 홈런 기록 ‘커리어 하이’를 새로 써내는 등 기분좋게 시즌을 마쳤다.
지난해 미스터 올스타 최정(SK)은 2년 연속 홈런왕 자리에 오르며 시즌을 마쳤다. 1년 전 에릭 테임스(당시 NC)와 함께 차지했던 홈런왕을 오로지 자신의 몫으로 만들었다. 특히 1년 전 세웠던 자신의 한 시즌 최다 기록(40개)을 바로 다음 시즌에 깼다. 이미 공·수를 두루 갖춘 최고의 3루수였지만, 진일보하며 ‘정상급 홈런타자’가 됐다.
2016시즌 미스터 올스타 민병헌(당시 두산)은 그 해 134경기를 뛰며 타율 3할2푼5리, 16홈런·87타점을 올렸다. 타율을 빼고 홈런과 타점, 출전 경기수를 그 해 모조리 새로 세웠다. 발만 빠른 타자가 아니라 정교함을 갖춘 중장거리 타자로서의 면모를 갖춰갔던 민병헌은 그 해의 활약으로 자신의 장기를 기복없이 매년 선보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팀 두산은 그 해 통합 우승을 이뤘고, 민병헌은 한 시즌을 더 뛴 뒤 4년 80억원의 대형 자유계약선수(FA) 계약에 성공했다.
2015시즌에는 강민호(당시 롯데)가 미스터 올스타 수상 후 커리어 최다인 35홈런·86타점을 기록했다. 물론 40홈런도 가능해보였던 전반기의 엄청난 페이스를 후반기까지 잇지는 못했지만, 2013시즌(타율 0.235)과 2014시즌(0.229)의 부진을 털고 국내 최정상 포수의 자리를 다시 지켜낸 중요한 시즌이었다. 타율도 3할 밑으로 떨어지지 않으며(0.311) 국내 포수 최초로 3할-30홈런 시즌에 성공했다.
전반기를 5위로 마친 넥센은 SK·LG 등 중상위권 팀을 추격권에 놓은 동시에 KIA·삼성·롯데의 추격에서도 완벽히 자유롭지는 않다. 김하성의 활약에 따라 넥센의 시즌 마무리도 달라질 수 있다. 김하성은 다음달 중순 개막하는 아시안게임 엔트리에도 포함됐다. 금메달을 목에 걸어 나라의 명예와 병역 문제 해결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 하지만 걱정을 덜고 자신만의 야구에 집중하면 최근 미스터 올스타들이 받았던 좋은 기운을 김하성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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