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지성준이 지난5월27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SK와의 경기에서 8회초 1타점 적시타를 치고 2루에서 환호하고 있다.  문학 |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한화 지성준이 지난5월27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SK와의 경기에서 8회초 1타점 적시타를 치고 2루에서 환호하고 있다. 문학 |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포수는 쉽게 대체할 수 없다. 각종 사인은 기본이고, 상대 타자를 모두 파악해야 한다. 블로킹에 도루 저지 등 수비 능력, 투수를 다독여 좋은 공을 끌어낼 줄도 알아야 한다. 겨우내 주전 포수를 잃은 롯데와 NC가 그 대가를 치르는 것만 봐도 좋은 포수의 중요성을 짐작할 수 있다.

새로운 주전 포수는 항상 귀하고, 그 귀한 포수들에게 이목이 집중된다. 올 시즌은 조금 다르다. 백업으로 분류돼 시즌을 시작한 포수들이 주전 이상의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올 시즌 백업포수 출장시 투수 평균자책점 2위는 SK 이성우(4.06), 3위는 한화 지성준(4.23), 4위는 넥센 김재현(4.38)이다. LG 헨리 소사의 전담 포수로 이 부문 1위를 기록한 정상호(3.71)를 포함해 모두 백업으로 시즌을 시작했거나, 현재도 백업으로 시즌을 치르는 포수들이다. 지난 시즌은 1위부터 4위까지 양의지(두산)-김태군(전 NC)-강민호(전 롯데)-유강남(LG) 등 주전 포수들이 차지했다. 올 시즌 백업 포수들은 투수 평균자책점 외에 다방면에서 좋은 모습으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하고 있다.

지성준은 올 시즌 야구팬들에게 이름을 널리 알렸다. 백업 포수 겸 키버스 샘슨의 전담 포수로 시즌을 치르고 있다. 여전히 한화 주전은 최재훈이지만, 11일 경기 전까지 타율(0.258)은 물론, 홈런(3개), 타점(17타점) 성적이 밀리지 않는다. 특히 중요한 순간에서 강하다. 올 시즌 결승타가 5개로 포수 중 2위다. 득점권 타율이 3할2푼4리에 이른다.

SK 이성우. 잠실 |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SK 이성우. 잠실 |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넥센 김재현은 주전 포수 박동원이가 불미스러운 일로 1군에서 빠지며 급작스레 주전이 됐다. 2할에 그치고 있는 타율에서 보듯 아직 타격 성적이 만족스럽지 않지만, 특유의 강한 어깨는 여전하다. 도루저지율 45%로 박동원(52.6%)에 이은 2위다. 김재현이 포수일 때 주자의 도루 시도율은 전체 포수들 중 세번째로 낮다. 뚜렷한 강점들 덕분에 넥센은 여전히 5위 싸움을 벌이며 가을야구 희망을 놓지 않을 수 있다.

이성우는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재원이 포수 마스크를 쓰지 않을 때 대신해 마스크를 썼다. 어느덧 서른일곱이 됐고 타율도 2할3푼대에 머물러 있지만 SK에서는 없어선 안될 수비형 포수다. 어깨가 강한 편은 아니지만 블로킹이 좋다. 9이닝 당 폭투 및 패스트볼은 0.301로, 삼성 이지영에 이어 두번째다. 포수와 중심타자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이재원이 부상을 털어낸 뒤에도 이성우는 여전히 SK의 포수 엔트리 자리 하나를 지키고 있다.

공교롭게 세 포수들의 소속팀은 가을야구 티켓을 위한 치열한 중상위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 각 팀마다 뚜렷한 강점을 앞세워 선두 싸움을 벌여왔지만,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궂은 일을 맡은 포수들의 헌신도 빼놓을 수 없는 승리의 요인이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