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는 쉽게 대체할 수 없다. 각종 사인은 기본이고, 상대 타자를 모두 파악해야 한다. 블로킹에 도루 저지 등 수비 능력, 투수를 다독여 좋은 공을 끌어낼 줄도 알아야 한다. 겨우내 주전 포수를 잃은 롯데와 NC가 그 대가를 치르는 것만 봐도 좋은 포수의 중요성을 짐작할 수 있다.
새로운 주전 포수는 항상 귀하고, 그 귀한 포수들에게 이목이 집중된다. 올 시즌은 조금 다르다. 백업으로 분류돼 시즌을 시작한 포수들이 주전 이상의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올 시즌 백업포수 출장시 투수 평균자책점 2위는 SK 이성우(4.06), 3위는 한화 지성준(4.23), 4위는 넥센 김재현(4.38)이다. LG 헨리 소사의 전담 포수로 이 부문 1위를 기록한 정상호(3.71)를 포함해 모두 백업으로 시즌을 시작했거나, 현재도 백업으로 시즌을 치르는 포수들이다. 지난 시즌은 1위부터 4위까지 양의지(두산)-김태군(전 NC)-강민호(전 롯데)-유강남(LG) 등 주전 포수들이 차지했다. 올 시즌 백업 포수들은 투수 평균자책점 외에 다방면에서 좋은 모습으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하고 있다.
지성준은 올 시즌 야구팬들에게 이름을 널리 알렸다. 백업 포수 겸 키버스 샘슨의 전담 포수로 시즌을 치르고 있다. 여전히 한화 주전은 최재훈이지만, 11일 경기 전까지 타율(0.258)은 물론, 홈런(3개), 타점(17타점) 성적이 밀리지 않는다. 특히 중요한 순간에서 강하다. 올 시즌 결승타가 5개로 포수 중 2위다. 득점권 타율이 3할2푼4리에 이른다.
넥센 김재현은 주전 포수 박동원이가 불미스러운 일로 1군에서 빠지며 급작스레 주전이 됐다. 2할에 그치고 있는 타율에서 보듯 아직 타격 성적이 만족스럽지 않지만, 특유의 강한 어깨는 여전하다. 도루저지율 45%로 박동원(52.6%)에 이은 2위다. 김재현이 포수일 때 주자의 도루 시도율은 전체 포수들 중 세번째로 낮다. 뚜렷한 강점들 덕분에 넥센은 여전히 5위 싸움을 벌이며 가을야구 희망을 놓지 않을 수 있다.
이성우는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재원이 포수 마스크를 쓰지 않을 때 대신해 마스크를 썼다. 어느덧 서른일곱이 됐고 타율도 2할3푼대에 머물러 있지만 SK에서는 없어선 안될 수비형 포수다. 어깨가 강한 편은 아니지만 블로킹이 좋다. 9이닝 당 폭투 및 패스트볼은 0.301로, 삼성 이지영에 이어 두번째다. 포수와 중심타자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이재원이 부상을 털어낸 뒤에도 이성우는 여전히 SK의 포수 엔트리 자리 하나를 지키고 있다.
공교롭게 세 포수들의 소속팀은 가을야구 티켓을 위한 치열한 중상위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 각 팀마다 뚜렷한 강점을 앞세워 선두 싸움을 벌여왔지만,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궂은 일을 맡은 포수들의 헌신도 빼놓을 수 없는 승리의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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