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LG 김현수, 한화 키버스 샘슨, 두산 김재환. 이석우 기자

오른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LG 김현수, 한화 키버스 샘슨, 두산 김재환. 이석우 기자

KBO리그가 반환점인 올스타 휴식기를 앞두고 있다. 10개 팀의 순위와 타격·투수 각 부문 개인 타이틀 경쟁 구도 역시 뚜렷해진 가운데, 각 개인 타이틀에서 어떤 진기록이 수립될지도 관심 대상이다. 

국내 복귀 첫 시즌 연일 맹타를 휘두르는 LG 김현수는 최다안타 신기록에 도전하고 있다. 87경기에서 123안타를 쳐 이 부문 1위인 김현수는 이 페이스대로라면 시즌이 끝날 때 203안타에 도달하게 된다. 2012년 넥센 서건창이 처음 돌파한 시즌 200안타 고지는 물론이고, 서건창의 최다 기록(201개)도 넘볼 수 있다. 

경쟁자도 있다. 최다안타 2위 롯데 손아섭은 83경기에서 115안타를 쳤다. 지난해 세운 개인 최다 기록(193개)을 넘어 산술적으로 199안타까지 칠 수 있다. 경기수가 144경기로 늘어난 뒤에도 누구도 다다르지 못했던 시즌 200안타 고지에 두 선수가 시너지를 내며 올라서고 있다. 

넥센 박병호가 2015시즌 세운 시즌 최다 타점 기록(146개)에는 두산 김재환이 도전하고 있다. 83경기에서 83타점. 매 경기 1타점씩 올린 현 추세대로 김재환이 두산의 남은 60경기에 출전하면 143타점을 올리게 된다. 지난달 36타점을 쓸어 담으며 6월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김재환은, 7월 5경기에서도 6타점을 올려 끌어올린 타격 페이스를 잃지 않았다.

마운드에서는 한화 키버스 샘슨이 오랫동안 깨지지 않은 탈삼진 기록에 도전한다. 프로야구 투수 관련 기록들은 분업 개념이 전무해 선발들의 투구 이닝이 많던 1980년대 세워진 게 많다. 1984년 최동원(롯데)이 세운 탈삼진 기록(223개)도 그 중 하나다. 샘슨은 18경기에서 106.2이닝을 던져 삼진을 132개 잡아냈다. 한화가 남겨둔 68경기에서 12번 등판이 가능하다고 보면, 90개 정도의 삼진을 더할 수 있다. 샘슨의 삼진수는 220개에 이르게 된다. 220탈삼진 투수는 1996년 롯데 주형광 이후 22년간 나오지 않았다.

한국 무대 데뷔와 동시에 13연승을 기록 중인 세스 후랭코프(두산)는 ‘에이스의 상징’인 20승에 도전한다. 17경기에서 13승을 챙긴 후랭코프는 팀이 남긴 60경기에서 12번 등판이 가능하다고 봤을 때 최대 9승을 추가할 수 있다. 무패행진 중인 후랭코프가 20승 투수 중 최소패로 시즌을 마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1997년 당시 쌍방울의 김현욱은 구원투수로 20승을 올리는 동안 2패밖에 당하지 않았다. 

홈런왕 경쟁은 최정·제이미 로맥(이상 SK)과 김재환이 3파전 구도 속에 치열하게 진행 중이다. 하지만 시즌 초반의 폭발력은 떨어진 상태다. 홈런 선두 최정이 52홈런으로 시즌을 마치고, 로맥이 49홈런, 김재환이 46홈런을 치는 페이스다. 다만 2003년 이승엽(삼성·56홈런)-심정수(현대·53홈런) 이후 15년 만에 ‘동반 50홈런’이 나올지는 지켜볼만한 부분이다. 로맥과 최정은 지난 8일 문학 한화전에서도 연속타자 홈런을 터뜨렸다.

각 팀마다 도루 시도를 줄이면서 예년보다 흥미가 떨어진 도루왕 경쟁에도 볼거리는 있다. 지난해 박해민이 세운 최소 기록 도루왕(40도루)이 올해 바뀔 수도 있다. 9일 현재 23개로 도루 부문 선두를 달리는 로저 버나디나(KIA)가 더 자주 베이스를 훔치면 ‘최소 기록 도루왕’은 무산되지만, 외국인 최초의 도루왕이라는 또다른 기록이 수립된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