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이영하(22)는 6월의 시작과 함께 논란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 1일 수원 KT전에서 4이닝 13실점으로 시즌 첫 패를 안았다. 실점은 모두 자책으로 기록됐다. 이닝수(4이닝)나 투구수(100개)는 이전 등판과 비교했을 때 많지는 않았다. 하지만 젊은 투수가 많은 실점을 하는 동안 교체되지 않은 점을 두고 팬들의 걱정이 많았다.
김태형 감독은 지난 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키움전을 앞두고 이날 선발 이영하에 대한 이야기를 다시금 꺼냈다. 김 감독은 “만약 이영하를 일찍 내렸다면 불펜투수를 그만큼 많이 소모해야했다. 한 시즌을 두고 팀 운영을 고려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영하가 초반 일찍 실점하면서 승부가 상대편에게 일찍 넘어갔다고 보고, 투수를 바꿔 전력을 다하는 대신 ‘내주는 경기’로 보고 투수 투입을 아끼기로 했다는 것이다. 실제 두산은 이날 이영하가 4이닝-최원준이 3이닝을 던져주면서 투수 3명만으로 경기를 끝냈다.
대신 많은 실점으로 무너졌을 수 있는 이영하의 마음을 추스리는 게 문제였다. 김 감독은 “이영하가 많이 던지면서 느끼는 것이 있었을 것이다. 투수에게 그런 시간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영하가 패배의 아픔을 딛고 더 성장하길 바랐다.
그리고 이영하는 좋은 투수로서의 모습을 되찾았다. 이영하는 이날 키움을 상대로 6이닝 6안타 6삼진 1실점으로 잘 던져 두산의 7-1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7승째를 따내 김광현(SK)과 나란히 다승 공동 3위가 됐다.
경기 후 이영하는 직전 등판에 대해 먼저 이야기했다. 이영하는 “저번 경기 많은 실점을 해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 하지만 선발로 나온 경기에서 내가 책임질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다”며 “그 경기는 내가 초반에 실점을 많이해서 승부가 기울었던 경기였다. 내가 일찍 내려가서 다른 투수들이 나오면 팀에 피해가 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더 던지라고 했으면 더 던질 생각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영하는 그러면서 “나도 모르게 많은 이닝을 던지고 싶다는 생각으로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다보니 쓸데없는 생각도 많아지고 쓸데없는 공도 늘었다”며 “오늘은 ‘나는 5선발이고, 팀이 이기면 된다’ ‘5이닝만 제대로 던지자’는 마음으로 등판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이영하는 “연승 기록이 깨진건 조금 아쉽다”며 이내 밝은 표정을 되찾았다. 그러면서도 “연승은 내 실력에 비해 운이 좋아서 이뤘던 것이다. 낮은 평균자책도 투수가 욕심을 부린다고 이룰 수 있는게 아니고, 팀이 더 많이 이길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각본은 없다 > 다이아몬드' 카테고리의 다른 글
[6월10일]‘빅 파피’ 오티스, 고국에서 등 부위 총격당해 (0) | 2019.06.13 |
---|---|
[6월10일]대타 투입 최지만, 6경기 연속 안타 행진 (0) | 2019.06.13 |
[6월7일]13실점 극복한 이영하, 6이닝 1실점 시즌 7승 (0) | 2019.06.12 |
[6월7일]‘오·류’ 투타 대결 이번엔 성사될까 (0) | 2019.06.12 |
[6월7일]두산 후랭코프, 복귀 시점 변동 가능성…“불펜피칭 이틀 정도 늦춰져” (0) | 2019.06.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