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시절 헨리 소사. 이석우 기자

 

SK 유니폼을 입고 다시 KBO리그에 돌아오게 될 헨리 소사(34)는 특징이 뚜렷한 투수다. 시속 150㎞가 넘는 빠른 공을 바탕으로 긴 이닝을 투구할 수 있다. 그리고 땅볼보다는 뜬공이 많은, 대표적인 플라이볼 피처다. 소사의 지난해 뜬공 대비 땅볼 비율은 0.81로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들 중 6위였다. 2017년에는 0.83으로 2위였다.

문학구장은 그의 홈이 아니었지만 피칭 스타일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다. 2017년은 뜬공 대비 땅볼이 1.00에 불과했으나 주요 선발투수들 중 공동 5위였다. 이듬해에는 0.57까지 떨어졌다. 뜬공을 많이 내주다보면 장타 허용 위험성이 높아진다. 이런 유형의 투수들은 잠실처럼 외야가 넓은 구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유리한 성적을 내는 반면 문학처럼 작은 구장에서는 장타 허용 및 실점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실제 소사는 곧 홈구장으로 맞게 될 문학구장에서의 성적이 그간에는 좋지 않았다. 문학에서 통산 10경기를 치르는 동안 승리없이 5패를 안았고 평균자책도 5.22에 달했다. 최근 2년간에도 소사는 문학에서 고전했다. 지난해 소사의 문학구장 피안타율은 0.362, 피장타율은 0.553로 높았다. 2017년에는 피안타율 0.485, 피장타율 0.697에 피OPS는 1.122에 달했다. 그해 문학에서 경기를 치른 주요 선발투수들 중 가장 높았다. 뜬공을 주로 유도하는 동안에 장타도 많이 허용한 소사의 투구 패턴이 그대로 반복된 셈이다.

우승전력인 SK에 합류했지만, 그라운드가 작은 문학구장이 소사에게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소사가 LG에서 4년간 총 40승을 거두고 에이스로 자리잡은 데는 외야가 넓은 잠실구장의 덕이 컸다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SK와 소사와의 궁합을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일단 지난 몇년간 득세한 타고투저 바람을 줄이겠다는 차원에서 올해 공인구의 반발력이 지난해보다 크게 줄었다. 그 덕에 올 시즌 장타는 지난해에 비해 크게 줄었다. 3일 기준 프로야구 295경기가 치러지는 동안 홈런은 437개, 2루타는 961개 나왔다. 지난해 294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홈런 655개, 2루타 1103개가 나온 것과 비교하면 장타는 크게 감소했다. 이는 소사의 장타 걱정을 덜어낼 수 있는 부분이다.

SK의 현재 투수 운영 기조도 소사의 투구패턴과 잘 맞는다. SK는 강속구 투수들을 중심으로 마운드를 재편하면서 투수들에게 ‘장타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강조하고 있다. SK는 원투펀치 김광현-앙헬 산체스, 마무리 하재훈, 필승조 서진용-강지광-김태훈 등 빠른 공이 주무기인 선수들을 주요 보직에 배치했다. 그리고 이들에게 ‘제 아무리 작은 구장이라도 볼넷을 내주느니 장타를 맞는게 낫다. 공격적으로 투구하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지난 2년간 리그에서 볼넷 대비 삼진 비율이 가장 높았을 정도(5.06)로 소사가 공격적인 피칭을 한다는 점은 SK와 잘 통하는 면이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