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28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롯데-두산전. 보기 드문 장면이 연출됐다. 감독 간의 말다툼이 벤치클리어링으로 이어졌다. 8회말 롯데 구승민의 투구가 두산 정수빈의 등을 맞췄고, 이후 상황에서 양상문 롯데 감독과 김태형 두산 감독이 흥분한 듯 거친 언사를 주고 받았다. 양 팀 선수들이 뒤엉키는 여타 벤치클리어링과 달리 롯데와 두산 선수단은 간격을 두고 무리지어 서 긴장감이 더 극대화 됐다.
정확히 두달만에 롯데와 두산이 잠실야구장에서 다시 만났다. 롯데와 두산은 그날 이후 49경기를 더 치르는 동안 서로를 만나지 않았다. 그 때의 앙금이 남아있을 것 같지만 일단 경기 전 양 팀 선수들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오후 4시30분쯤, 홈팀 두산의 타격 연습이 끝나고 원정팀 롯데의 타격 연습이 시작되려는 때 양 팀 선수들이 베팅케이지 주변에서 마주쳤다. 공필성 롯데 수석코치가 두산 정수빈에게 다가가 안부를 묻고 껴안았다. 공을 맞은 정수빈뿐 아니라 공 코치 모두 당시 사건의 주요 등장 인물이다. 공 코치는 지난해 두산 코칭스태프였지만 문제의 사건 때 김태형 감독으로부터 거친 언사를 들은 것으로 알려져있었다. 그러나 두달만의 재회에서 일단 겉으로는 두산 선수단과 공 코치 사이의 어색함은 없어 보였다.
박철우 두산 타격코치와 롯데 전준우도 대화를 나눴고, 곳곳에서 양 팀 선수 및 코치들이 함께 말을 섞는 모습이 포착됐다. 두산 선수들이 라커룸으로 들어가고 롯데의 타격 연습이 계속될 때는 두산 박건우가 롯데 정훈을 찾아 배트 한 자루를 전달하고, 이 때 마주친 양상문 감독에게 꾸벅 인사하는 장면도 나왔다. 양 감독은 박건우에게 다가가 어깨를 두들겨 인사를 받았다.
사건의 장본인인 두 감독도 공식적으로는 대화를 나눠 오해를 풀었다고 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경기 전 “양 감독님을 찾아뵙고 말씀 나누겠다”고 말했고, 롯데의 타격 연습이 시작할 때쯤 원정 감독실을 찾아 대화를 나눴다. 양 감독도 “김 감독이 감독실로 찾아왔다. 오늘 경기 잘 하자고 이야기를 나눴다”며 “이미 다 풀린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김 감독이 ‘얼굴 보고 이야기하는게 마음이 편할 것 같았다’고 하더라. 먼저 와 줘서 고마웠다”고 말했다. 다만 자세한 대화 내용을 밝히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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