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키움 제리 샌즈, 두산 호세 페르난데스, SK 제이미 로맥. 이석우 기자
지난해 KBO리그에서 SK와 한화가 시즌 초반 상위권으로 도약한 데는 외인 타자들의 맹타가 있었다. 한국 리그 개막을 처음 맞이했던 제이미 로맥(34·SK)와 제라드 호잉(30·한화)이 시즌 초부터 장타를 때려준 덕에 SK와 한화는 시즌 초반부터 상위권에 자리잡아 순위싸움을 유리하게 이어갈 수 있었다.
강력한 외인 해결사가 보유한 팀이 좋은 성적을 낸다는 명제는 올 시즌에도 유효하다. 1·2위를 다투는 SK와 두산, 3위 자리를 노리는 키움이 결정적인 순간 팀에게 타점을 선사하는 해결사들의 덕을 보고 있다.
올 시즌 외인 타자들 중 가장 활약이 두드러지는 건 두산 호세 페르난데스(31)와 키움 제리 샌즈(32)다. 페르난데스는 타율 3위(0.346), 최다안타 1위(82개), 홈런 공동 3위(10개), 타점 4위(46개)를 달리고 있다. 샌즈는 타율이 0.311로 10위권 밖에 머물러있지만 홈런 공동 3위에 오른데다 타점 선두(59개), 2루타 공동선두(21개)다.
화려한 성적만큼이나 팀 공헌도도 높다. 리그 전체 결승타 1위가 샌즈(9개)고, 페르난데스는 이성열(한화)과 함께 1개차 공동 2위를 달리고 있다. 샌즈는 5월 월간 타율이 3·4월에 비해서는 적잖이 떨어졌으나(0.267) 타점 생산만큼은 멈추지 않았다. 5월 치른 27경기 중 17경기에서 타점을 생산했다. 3경기 연속 ‘0타점’으로 경기를 끝낸 적이 5월엔 한 번도 없다. 6월 첫 경기인 1일 광주 KIA전에서 1회 1사 1루에서 선취점 상황으로 연결된 2루타를 친 뒤, 2-0으로 앞선 9회엔 승부에 쐐기를 박는 2타점을 더했다.
페르난데스는 시즌 초반의 폭발력이 다소 떨어지긴 했지만 2번 타순에서 자신의 역할을 해내고 있다. 5월 26경기 중 17경기에서 안타를 뽑아내면서 두산에서 가장 많은 월간 안타를 기록했다. 5월 팀내 홈런 순위도 오재일(5개)에 이은 2위, 득점도 박건우(16점)에 이은 2위(15점)다. 지난달 28일 이후 5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가면서 침체됐던 타격감을 다시 되살리는 중이다.
두 타자의 활약에 최근 로맥까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로맥은 4월을 타율 0.224에 5홈런, 10타점으로 마쳤다. 그러나 5월에만 7홈런, 24타점을 몰아쳤는데, 홈런은 월간 공동 1위, 타점은 공동 3위 기록이다. 월간 OPS도 1.054로 높다. 이대호(롯데)-양의지(NC)-김하성(키움)과 로맥 등 4명만이 OPS 1을 넘어섰다. 팀 동료 최정을 제치고 시즌 홈런 2위(12개)에도 올라서 홈런 레이스에도 가세했다. 두산, 키움과 달리 타선이 올 시즌 들어 힘을 내지 못하고 있는 SK에게 지난해의 모습을 조금씩 되찾아가는 로맥의 존재는 반갑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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