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안영명이 지난 1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잠실 이석우 기자

 

“외롭긴요. 다들 곧 원래 모습 찾을거에요.”

5월을 보내는 시즌의 한복판, 한화 불펜진에서 안영명(35)의 존재감은 독보적이다. 한화 투수들 중 가장 많은 25경기에 등판했으며, 불펜투수들 중 가장 많은 이닝(26.1이닝)을 소화했다. 29일 현재 주요 투수들 중 평균자책이 가장 낮은 선수 또한 안영명(1.03)이다. 최근 대전 KIA전을 앞두고 만난 안영명은 “매 경기 성적이 좋으니 자신감이 붙고, 그러면서 더 좋은 성적이 나고 있다”며 선순환을 호투 비결로 꼽았다.

올해 안영명은 한화 불펜진에서 마무리 정우람 다음으로 믿음직한 투수가 됐다. 지난해에도 5월까지 잘던지다 6월 몸살에 걸린 뒤 밸런스가 흔들렸지만, 올해는 좋은 활약을 오래 이어가기 위해 컨디션 조절에 더욱 신경쓰고 있다.

한화로서 아쉬운건, 지난해 안영명 이상으로 활약했던 송은범(35), 이태양(29), 박상원(25) 등이 조금씩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송은범은 2패 3홀드 평균자책 6.91, 이태양은 3패 1홀드에 평균자책 8.03을 기록중이다. 박상원은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이 1.50까지 오른 끝에 지난 26일부로 1군에서 빠졌다.

그럼에도 안영명은 홀로 하는 활약이 “외롭지만은 않다”고 했다. 안영명은 “지난해엔 내가 조금 주춤했을 때 다른 동료들이 활약하면서 팀에 좋은 성적을 안겼다”며 “올 시즌 초반엔 내가 다른 선수들의 몫을 대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의연하게 답했다. 동료들이 좋은 모습을 되찾으리란 기대감도 품고 있었다. 안영명은 “중간계투는 쉽지 않은 보직이다. 나를 포함해 필승조들이 60~70이닝 정도 소화했다”며 “지난해의 피로가 없다고 할 순 없다. 하지만 다들 2군에 다녀온 동안 조금씩 몸을 회복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영명은 그러면서 “(송)은범이가 최근 공이 좋아졌다”고 했다. 3월만 해도 투심패스트볼 평균구속이 시속 130㎞후반대에 그쳤던 송은범은 최근 등판에선 투심 평균구속을 140㎞대 초반까지 끌어올렸다.

안영명이 외롭지 않은 이유는 또 있다. 가족이 그에게 힘을 주기 때문이다. 특히 자신을 빼다박은 두 아들, 다섯살 난 하일이와 세 살 하겸이는 안영명의 자랑거리다. 선수단뿐 아니라 팬들도 안영명의 두 아들이 경기장에 모습을 보일 때마다 즐거워한다. 안영명은 “가끔 아이들이 야구장에 올 때마다 좋은 추억을 쌓는 것 같아 좋다”며 “아이들이 팀 선수들을 삼촌이라 부르며 잘 따르고, 팬들도 아이들을 좋아해주셔서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안영명은 두 아들을 위해서라도 더 좋은 투수로, 적어도 2~3년 이상 좋은 모습을 보여야겠다고 다짐하게 된다. 안영명은 “이제 아이들이 한화 경기를 보면 ‘아빠 팀’이라고 알고는 있다. 하지만 아빠가 프로야구 선수라는 걸 정확히 자각하는 것 같지는 않다”며 “아이들에게 아빠가 ‘멋진 프로야구 선수’였다고 기억될 수 있게 몇년 더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했다.

대전|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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