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정부 재정 부담 증가 이유
ㆍ공기 연장 요청 등에 난색
한국철도시설공단은 2014년 7월 수서발고속철도(SRT) 개통 시기를 2016년 상반기에서 12월로 연기해달라는 공사 현장의 요구사항을 국토교통부에 전달했다. 공사 구간의 연약지반 때문에 공사 기간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당시 국토부는 “개통 시기는 국민과의 약속”이라며 개통 시기 연기를 반려했고 SRT 개통 시기는 올해 ‘이르면 8월’로 잡혔다. 그러나 최근 개통 전 점검을 하다 터널 내에서 60m 길이의 균열이 발견됐다. 국토부는 어쩔 수 없이 해당 구간 전체에 보강공사가 필요하다며 개통 시기를 올해 말로 연기했다. 국토부의 당초 계획대로 무리하게 개통 시기를 앞당겼다면 자칫 대형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었던 셈이다.
지난 1일 경기 남양주시 지하철 공사현장 사고로 공공기관 발주 건설현장 안전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건설업계는 특히 “공공 건설현장의 공기(공사 기간)가 빠듯해 무리한 공사를 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국가 재정이 투입된다는 이유로 정부는 공기 연장 등 업계의 요청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건설업계는 현재 발주처가 요구하는 공공 공사의 공기가 너무 짧아 건설현장의 전문성이 떨어지고 안전도 위협받는다는 입장이다. 제한된 비용으로 짧은 공기를 맞추려면 더 많은 인력이 필요하고, 인건비가 적게 드는 비전문 일용직 노동자들을 많이 쓸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승현 건설노조 노동안전국장은 “정부가 재정 문제를 들어 공공 공사의 민간 참여를 늘리고 있는데, 참여 업체들이 정부 요구를 맞추려다 공사를 무리하게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공공 공사의 안전을 강화하겠다면서도 공기 연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김경환 국토부 1차관은 지난달 31일 기자간담회에서 “공공 건설 공사는 국가의 조달업무이며 발주자·시공사의 입장을 듣고 좀 더 논의를 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정부가 공기 연장에 쉽게 동의하지 못하는 것은 건설 비용이 늘어나 재정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국민의 안전을 지킬 의무가 있는 정부가 안전관리 비용을 아까워한다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부 관계자는 “짧은 공기가 안전에 영향을 미친 결과가 있는지를 먼저 검토해야 공기 연장 문제를 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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