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대회 남북공동 개최를 위한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통화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 30대 이준석 당대표 체제 출범으로 긴장하고 있다. 민주당이 졸지에 ‘꼰대 정당’ 프레임을 뒤집어쓸 위기에 놓여 이번주 안에 출범시킬 ‘대선기획단’을 통해 이미지 변신을 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선기획단에는 ‘완전히 새로운 얼굴’을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인선은 물론이고 경선 흥행을 위해서도 경선 방식부터 새롭게 변화해야 한다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다. 경선 연기 여부도 논의해야 하는 대선기획단의 과제가 점점 커지는 형국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13일 기자와 통화하면서 “이번주 내로 대선기획단을 구성하려고 한다”며 “현재 여러 의견들을 감안해서 주요 인선부터 마무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관건은 대선기획단의 인선이다. 지난 4·7 재보궐선거 이후로도 젊은층의 목소리를 대변할 인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지만 야당의 30대 대표 선출 이후엔 이같은 목소리에 더욱 힘이 실린다. 우선, 초선 의원이나 당 이미지를 쇄신할 홍보·기획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한 재선의원은 “대선 경선이 시작되면 지도부는 뒤로 물러나고 대선기획단이 주목을 받을 수 밖에 없다”며 “야당과 비교해 우위에 서기 위해선 대선기획단에 새 얼굴을 앉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송영길 대표도 지난 8일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젊은 사람들을 (대선기획단에) 포함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민주당에는 국민의힘 보다는 젊은 정치인이 많다. 97세대(90년대 학번·70년대생)로 꼽히는 박주민·박용진 의원, 김해영 전 최고위원을 비롯해 장경태 의원 등 30대 의원도 6명이 있다. 여기에 송 대표가 발탁한 이동학 최고위원, 이낙연 전 대표가 발탁한 박성민 전 최고위원도 청년들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쇄신 목소리를 낼 만한 분위기인가라는 점은 의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단적인 예로 초·재선 의원들의 쇄신 요구는 지난달 12일 초선의원 모임 ‘더민초’가 “논란을 일으킨 장관 인사청문회 후보자 중 1명을 낙마시키라”고 말한 정도다. 쇄신을 주장하는 의원들에게 당내 열성 지지자들이 문자메시지 등을 보내 조직적으로 반대 의견을 내는 문화도 새로운 의견을 위축시키게 한다. 신선하고도 능력있는 인사를 당 주변에서 키워내지 못했다는 반성도 당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한 당 관계자는 “젊은 정치인을 키울 생각은 안 하고 스타만 찾는다”고 성토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여론의 주목도가 높았듯이 민주당 대선 경선의 흥행을 위한 경선 방식 변화 등도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대선기획단에서 경선 규칙을 비롯해 TV오디션 프로그램 차용 등 방식부터 바꾸는 논의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경선방식 논쟁은 경선 일정 연기론과 맞닿아 있다. ‘변화·쇄신’을 역동적으로 꾀하면서도 대권 주자들간 입장 차이가 큰 경선 일정 논의를 안정적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점이 대선기획단의 또다른 고민거리다. ‘경선 원칙론’을 주장하는 이재명 경기지사 측과 경선 연기를 주장하는 나머지 주자들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고심이 필요하지만 시간은 많지 않다. ‘대선 180일 전 후보 선출’을 명시한 당헌·당규와 전례 대로라면 늦어도 이달 말에는 예비경선 후보 등록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