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이 되고서도 한 주가 더 지나서야 첫 연승이 나왔다. 그만큼 삼성은 2018시즌 초반 오랫동안 침체돼 있었다.
그러나 최근 합류한 두 좌타 외야수가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팀의 반등을 기대케 했다. 주인공은 지난 8일 KT전에서 맹타를 휘두른 중심타자 구자욱(25)과 백전노장 박한이(39)다.
삼성 코칭스태프와 팬들은 구자욱의 합류를 열렬히 바랐지만 구자욱이 제 모습을 되찾을지도 걱정거리였다. 시즌 개막 후 11경기에서 타율 2할1푼3리, 무홈런에 그친 가운데 옆구리 근육 손상으로 한달을 쉰 까닭이다. 복귀전에서 우려하던 모습이 나타나기도 했다. 선발 우익수로 출장한 구자욱은 1회말 1사 1루에서 KT 유한준이 우익수쪽 워닝트랙 앞까지 띄운 타구를 뒷걸음질로 쫓아가다 넘어져 놓쳤다. 타구는 안타로 기록됐고 즉시 실점까지 내준 것은 아니었지만 충분히 잡을법한 공이었어서 아쉬움이 컸다. 3회말 1사에서 나온 윤석민의 2루타도 낙구지점을 잘 포착했으면 구자욱이 호수비로 잡을 수 있어보였다.
하지만 타석에서는 달랐다. 2회 첫타석부터 좌중간을 가르는 3루타로 팀의 첫번째 타점을 뽑아냈다. 두번째 타석에선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다음 타석에서는 주루 플레이가 빛났다. 6회초 1루 땅볼을 잡은 KT 윤석민이 베이스 커버를 들어오던 투수 고영표에게 공을 토스하는 순간 구자욱은 1루 베이스로 몸을 날렸고 세이프됐다. 땅볼이 내야 안타가 되면서 경기 흐름이 묘하게 바뀌었고 구자욱은 이어 나온 박한이의 3점 홈런 때 홈을 밟았다. 7회초 1사 2루 네번째 타석에서는 좌전안타로 2루주자 김헌곤을 3루로 보냈다. 김헌곤이 이어진 7번 강민호의 희생 뜬공 때 홈을 밟았고, 구자욱의 점수는 쐐기점을 만드는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
구자욱의 합류가 기대했던 효과라면, 박한이의 맹활약은 기대 이상이었다. 박한이는 6회초 삼성이 4-3으로 앞선 무사 1·2루에서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3점 홈런을 쳐 승부를 갈랐다. 삼성이 2회초 4점을 뽑아 달아났지만 한 점차 불안한 리드가 계속된 상황에서 박한이의 홈런은 중요했다. 이 홈런으로 KT는 선발 고영표가 마운드를 내려갔고 추격할 힘을 잃어버렸다. 앞서 팀이 대량득점에 성공한 2회초에서도 1사 후 좌측 2루타로 출루한 뒤, 이어진 2사 1·3루에서 1루주자 박해민과 함께 이중 도루(더블 스틸)를 성공시켜 득점까지 올렸다.
큰 부상은 없었지만 지난달 23일 퓨처스(2군)로 내려갔던 박한이는 지난 4일 복귀 후 3경기에서 모두 안타를 기록중이다. 지난 시즌 68경기에 출장하는 동안 타율 2할6푼3리로 부진하며 16시즌 연속으로 이어오던 세자릿수 안타 기록도 깨졌다. 그러나 올 시즌 타율을 3할(0.304)까지 끌어올리며 건재함을 보였고, 부진하던 삼성 타선에 큰 힘이 되고 있다.
팀을 지탱해온 신·구타자의 활약 속에 삼성은 시즌 처음으로 2연승에 성공했다. 공동 5위 넥센과의 승차는 3.5게임까지 줄였다. 최하위이긴 하지만 아직 중위권과의 격차가 많이 크지 않아 두 타자의 활약에 따라 삼성의 위치는 바뀔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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