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캔자스시티 로열스의 홈구장 카우프먼 스타디움 전광판. 디트로이트 미겔 카브레라의 다양한 스탯이 적혀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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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는 다승·타자는 타율’. 이른바 ‘투승타타’가 대세였던 때도 있었다. OPS(출루율+장타율),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WAR), 인플레이된 타구의 타율(BABIP) 등 야구 통계 지표는 다양화, 세분화됐다. 그렇다면 메이저리그 선수들은 어떤 통계지표를 중요하다고 여기며 챙길까. MLB.com은 야수 35명, 투수 35명 등 70명의 빅리거들에게 설문조사한 결과를 8일 공개했다.

야수 35명 중 가장 많은 10명은 가장 중요한 지표가 OPS라고 답했다. 장타력 있는 타자는 아주 오래전부터 사랑받아왔는데, 높은 출루율은 2000년대 ‘머니볼’의 유행과 함께 각광받았다. OPS는 장타력과 출루 능력을 함께 보는 지표다. 세인트루이스 외야수 토미 팸은 “OPS는 어떤 타자가 완성도 높은 타자인지를 알려준다”고 말했다. 이어 6명은 출루율이 중요한 지표라고 말했다. 클리블랜드 1루수 욘더 알론소는 “내게 있어 ‘쉽게 아웃당하지 않는 것’만큼 중요한 건 없다”고 말했다.

이어 5명은 비교적 전통적인 스탯에 해당하는 ‘타점’이 중요하다고 했다. 밀워키 포수 스테판 보트는 “그래도 아직 중요한 건 팀에 득점을 내주는 능력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어 득점(4명)-타율(3명)-출장 경기수(3명) 순으로 중요한 스탯으로 꼽혔다.

투수 35명 중 가장 많은 10명은 이닝·출장경기 수를 중요한 스탯으로 꼽았다. 보스턴의 에이스 크리스 세일은 “선발투수가 충분한 이닝을 소화한 것만으로도 자신이 할 일 절반은 한 것”이라며 “모든 선발이 매 시즌 200이닝을 채울 필요는 없지만, 많은 이닝을 던져 불펜 투수들에 쉴 기회를 주는 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7명은 평균자책점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LA 다저스의 선발 알렉스 우드는 “평균자책점이 투수가 통제할 수 없는 요소가 반영된 결과라서 이를 보정한 지표들이 많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나는 평균자책점을 먼저 확인하겠다”고 했다.

비교적 오래된 지표들만 투수들의 지지를 받은 것 같지만, 그보다는 역사가 짧은 이닝당 출루 허용률(WHIP) 또한 7명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오승환과 함께 토론토 불펜진을 이루는 라이언 테페라는 “나는 WHIP를 사랑한다”며 “평균자책점은 내가 남겨놓은 승계주자 탓에 내 의지와 상관없이 일순간에 치솟기도 하지만 WHIP는 투수의 능력을 더 정확히 측정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3명은 삼진-볼넷 비율, 2명은 홀드와 승계주자실점율을 각각 꼽았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