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창원 마산회원구 창원NC파크 마산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KIA 타이거즈 경기. NC에 10-3 패한 KIA 선수들이 그라운드를 내려오고 있다. 연합뉴스

팀당 144경기에 달하는 2019 KBO리그 레이스가 이제 막 4분의 1을 지난 상황에서 강팀과 약팀이 뚜렷하게 나뉘었다.

지난 7일 현재 1위 SK와 5위 키움의 게임차는 4게임에 불과한데, 5위 키움과 7위 삼성의 게임차는 8게임에 달한다. 1위부터 공동 3위까지 네 팀이 모두 6할이 넘는 승률을 기록한 반면 7위부터 10위까지 네 팀은 승률이 3할대에 그쳐 있다.

이같은 양극화 현상을 보이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하위팀이 상위팀들을 만났을 때 좀처럼 힘을 못쓰는 상황과도 연관이 있다. 하위권팀들이 특정팀과 4번 이상 만나 모두 패한 경우도 적지 않다.

7일 현재 26승12패, 승률 0.684로 SK와 승차없이 2위를 기록중인 두산은 7~10위 팀과 올 시즌 도합 15번 만나 모두 이겼다. 7일 잠실에서 만난 KIA는 지난해 5위를 기록하는 와중에도 두산을 상대로 8승8패로 팽팽하게 맞섰으나, 올해는 7일 경기를 포함해 4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한번도 이기지 못했다. KIA는 이날 2-3으로 뒤지던 9회초 두산 마무리 함덕주를 상대로 동점을 만드는 데는 성공했지만 9회말 끝내기 안타를 맞고 패했다.

KIA뿐 아니라 삼성과 롯데, KT도 아직 두산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특히 롯데는 사직과 잠실을 오가면서도 1승을 따내지 못하고 지난달 28일 잠실 두산전에서 벤치클리어링을 벌인 불편한 기억까지 안고 말았다. 하위권 팀들은 두산 외에 다른 상위권 팀을 상대로도 절대 열세를 기록하고 있다. 삼성은 SK와 올해 5번 만나 모두 졌고, KIA는 두산 외에도 LG에게 4전 전패를 당하고 있다. 최하위 KT는 SK와 NC에게 모두 5전 전패를 당했다.

하위권 팀이 상위권 팀을 상대로 상대전적이 앞서는 경우는 두차례가 전부다. KIA가 SK와의 첫 3연전에서 2승1무를 기록한 것이 유일한 맞대결 전승이다. 여기에 삼성이 NC와 개막 2연전에서 1승씩을 나눠가진 뒤 지난 7일 대구 홈경기에서 승리를 거둬 2승1패로 앞선 게 또 다른 우세 전적이다. 롯데가 키움과의 개막 2연전에서 1승1패 균형을 이룬 것 외에 7~10위 팀이 상위 5개 팀과의 맞대결에서 대등하거나 앞선 경우가 없다. 지난해에는 LG가 넥센(현 키움)에게 11승5패로 앞섰고, 롯데도 SK와 넥센을 상대로 9승7패로 앞서며 마지막까지 5강 희망을 놓지 않았다.

하위에 처진 팀이 가을 야구를 바라보기 위해서는 결국 상위 팀과의 대결에서 밀리지 않아야 한다. 비슷한 순위에 있는 팀과의 경기를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위권 팀과의 격차는 상위권 팀들을 잡았을 때 더 빨리 줄일 수 있다. 지금까지는 키움이 8연속 위닝시리즈로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리그 전체 5위에 머무를 정도로 상위 팀들의 기세가 매섭다. 이는 바꿔 말하면 상위권 팀들의 기세가 긴 시즌을 나는 동안 한차례 이상 꺾일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 시점과와 맞물려 상승세를 타는 팀이 하위권에서 나타나야 순위싸움은 더욱 흥미로워질 것으로 보인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