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준급 타자가 팀에 합류한다는 것은 여러모로 팀에 도움이 된다. 좋은 타자가 선발 라인업에 늘어 생기는 효과도 있고, 좋은 자원들이 벤치로 들어가면 팀은 경기 후반 활용할 수 있는 카드가 많아진다.
지난해 신인왕 톱타자 이정후(20)가 복귀하자 넥센이 그 효과를 제대로 누렸다. 이정후의 합류 덕에 휴식을 얻은 이택근(38)이 대타로 2타점 적시타를 터뜨려 팀 승리에 기여했다.
30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벌어진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넥센-KIA전 6회초. 넥센이 2-1 근소한 리드를 이어갔다. 1사 1루에서 KIA가 선발 우완 사이드암 임기영을 내리고 좌완 심동섭을 두번째 투수로 올렸다. 8번 김혜성-9번 주효상-1번 이정후-2번 주효상으로 이어지는 좌타 라인을 염두에 둔 기용이었다. 그러나 김혜성이 기습번트로 안타를 만들자, 1사 1·2루에서 넥센은 이택근을 대타로 내세웠다.
이택근은 핵심 타자들이 부상으로 빠진 넥센 라인업에서 상위·중심타선의 빈 자리를 메워줬다. 근육통이 있었지만 타선 한 자리를 거의 매일같이 채워야 했다. 지명타자로 나서 수비부담을 덜었지만, 1군에 복귀한 박병호가 수비까지 볼 수 있을만큼 회복되지 않아 이택근이 외야 수비를 봐야 하는 경우가 생겼다.
넥센 장정석 감독은 이날 경기 전 “택근이에게 언제 한 번 휴식을 주려고 했는데 잘 안됐다”며 “정후가 합류한 김에 선발에서 빼고, 후반 대타로 쓰려고 한다”고 말했다. 마침 종아리 근육 부상을 당했던 이정후가 돌아왔고, 이택근의 자리는 대타가 됐다.
심동섭과의 승부는 네번의 파울이 나올 때까지 계속됐다. 3루측 파울라인 가까이 흐른 땅볼이 병살타로 연결되는 듯 했지만 파울로 판정됐다. 그리고 7구째, 이택근은 다시 파울라인 옆을 빠르게 흐르는 타구를 날렸고, KIA 3루수 이범호가 몸을 날려도 잡지 못하는 페어 타구가 됐다. 발빠른 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았고, 넥센은 4-1로 달아났다. 이어진 2사 3루에서 2번 김규민이 중전 적시타로 한 점을 추가하며 승부를 사실상 결정지었다. 8회초 임병욱의 솔로 홈런을 묶어 넥센은 KIA를 6-1로 꺾고 KIA전 4연승을 달렸다.
넥센은 온갖 외풍에도 흔들림 없는 경기력을 선보였다. 0-1로 뒤지던 4회초 박병호가 이틀 연속 솔로포를 때렸고, 5회초에는 포수 주효상이 역전 솔로홈런을 때렸다. 그 사이 선발 한현희는 6이닝 6피안타 1실점으로 KIA 타선을 잘 막았다. KIA는 6회까지 안타와 볼넷 등으로 매회 주자를 내보내고도 상대 폭투로 한 점을 뽑는데 그쳤다. 이정후는 본인도 2루타 1개 포함 3안타를 치며 복귀전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택근은 경기 후 “찬스 때 대타로 나가면 (좋은) 결과를 만들기 위해 더 집중하려고 노력한다. 모두 한마음일텐데 잘 해주는 후배들을 보니 참 고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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