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구가 엉덩이를 향해 들어왔는데 피했어요.”
30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기자들과 만난 넥센 이정후(20)는 17일전 자신이 부상당했던 타석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었다. 지난 13일 잠실 두산전. 이정후는 1번타자로 나와 두산 조쉬 린드블럼의 몸쪽 초구를 피했다. 그리고 이어진 2구째. 공은 다시 이정후의 몸쪽을 향했다. 이번에는 무릎 아래를 향했고, 공은 왼쪽 종아리에 맞았다. 이정후는 1루로 걸어나갔지만 이내 교체됐고, ‘왼쪽 종아리 근섬유 미세손상’이라는 진단을 받아 1군을 떠났다.
이정후는 그 때 제일 먼저 든 생각이 “그냥 초구에 맞을걸” 이었다고 했다. 다른 부위보다 살집이 많은 엉덩이에 공을 맞으면 고통도 심하지 않았고 부상 확률도 적었을 것이다. 이정후는 부상을 당한 뒤 목발을 짚고 생활했다고 한다.
엔트리 제외 다음날 찾아간 일본 요코하마 이지마치료원에서의 치료가 도움이 됐다고 했다. 이정후는 “목발을 짚고 들어갔다가 버리고 나왔다”며 “치료 전 고통의 정도를 ‘10’이라고 한다면 치료 후에는 ‘5’로 줄었다”고 말했다.
고등학교 때도 이정후는 부상 때문에 오래 야구를 쉬어본 적은 없다고 했다. 이정후는 “걸을 수가 없으니 생활하는 게 많이 불편하더라”며 “그저 ‘걷고 싶다. 문자 그대로 뛰고 싶다’는 생각만 들었다”고 했다. 귀국 후에는 홈구장 고척스카이돔에서 재활에 전념했고, 집에 있던 시간도 별로 없었다고 했따.
이정후는 퓨처스(2군)에서 두 경기를 치렀다. 지난해 시즌 전경기(144경기)에 모두 출장했기에 퓨처스 경험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1군급 선수들이 즐비한 경찰과 상무를 상대로 6타수 3안타(0.500)에 타점도 하나 올렸다. 더 고무적이었던 건 바로 경기에 투입될 수 있는 상태를 확인했다는 점이다. 이정후는 “2군 경기에서도 몸쪽으로 공이 들어왔는데 무섭지는 않았다”며 “생각보다 실전 감각이 잘 유지돼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정후는 복귀하자마자 1번·좌익수로 선발출장한다. 주축 선수들의 공백 기간 동안 타선 한 자리를 꿰찬 김규민과 함께 테이블세터진을 꾸렸다. 이정후는 “1군은 퓨처스와 다를테니 좋은 감각을 끌어올리는 게 급선무”라며 “다음에는 무릎 밑으로 들어오는 공은 피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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