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KIA 원정 경기를 앞두고 있던 넥센 선수들은 경기를 앞두고 더그아웃 앞에 둥글게 서서 손을 모았다. 날이 지날수록 더해지는 악재를 타개하려는 의지가 보였다.
의지가 통했는지, 넥센은 KIA를 상대로 12-8 승리를 거뒀다. 김하성의 연타석 홈런, 박병호-김하성의 연속타자 홈런을 포함해 4홈런·18안타를 퍼부었다. 넥센 타자들은 안타를 쳐 출루할 때마다 ‘원 팀’을 상징한다는 깍지 세리머니를 이날도 어김없이 선보였다.
호수비 퍼레이드도 펼쳐졌다. 3회말 넥센은 우익수 마이클 초이스의 슬라이딩 캐치-중견수 임병욱의 다이빙 캐치에 이어 2루수 김혜성이 키를 살짝 넘어가는 타구를 발레리노처럼 팔과 다리를 쭉 뻗으며 잡아내는 호수비를 선보였다. KIA가 막판 추격에 나섰지만 넉넉히 점수를 낸 넥센을 따라잡을 수는 없었다.
‘구단 최대 위기’를 맞았지만 넥센 선수들의 분투는 계속되고 있다. 박병호·서건창이 자리를 비운데 이어 이정후와 김하성까지 부상으로 이탈한 지난 14일부터 29일까지 13경기를 치르면서 7승6패를 거뒀다. 이 기간 세 팀(LG·한화·KT)이 8승을 거뒀고 7승 팀도 네 팀이나 됐지만 악재에 악재가 겹친 팀의 성적치고는 나쁘지 않았다.
강점인 선발진이 건재했다. 이 기간 넥센의 선발 평균자책점은 3.87로 LG(3.11)에 이어 2위였다. 주축 타자들이 빠진 가운데서도 팀 타율은 3할2리를 기록해 LG(0.340), KT(0.304)에 이은 3위를 기록했다. 넓은 홈 구장인 고척 스카이돔에서 9경기를 치른 와중에 팀 홈런도 19개를 쳐내 2위에 올랐다. 지난 23일 선수들의 성범죄 사건 연루 소식이 들린 뒤 SK에 2연패해 가라앉는 듯 했던 팀 성적도 롯데에 위닝시리즈(2승1패)를 기록하며 되살아났다.
박병호가 종아리 부상 복귀 이후 4홈런, 김하성이 2경기 만에 3개의 홈런을 쳤다. 타격은 미덥지 않았던 포수 김재현도 박동원이 성범죄 사건에 연루돼 1군서 빠진 뒤 6경기에서 타율 2할8푼6리로 분전했다. 역시 임시 마무리가 된 김상수도 지난 26일 고척 롯데전에서 세이브를 따내 건재를 알렸다.
구단 수뇌부의 잘못된 결정과 일부 선수들의 일탈 가운데서도 매 경기를 잘 버티는 현 선수들에게 만큼은 격려한다는 응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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