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통산 2715안타를 치고도 1986년 보스턴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걸림돌이 된 ‘알까기 실책’ 때문에 가슴앓이를 해야했던 내야수 빌 버크너가 별세했다. 향년 70세.
ESPN 등은 버크너가 레비소체 치매를 앓던 중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27일 오전(현지시간) 숨을 거뒀다고 전했다.
버크너는 LA 다저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한 뒤 시카고 컵스, 보스턴, 캘리포니아(현 LA 에인절스), 캔자스시티에서 총 22시즌을 뛰었다. 좌투좌타로 주로 1루수와 외야수로 뛰며 통산 2517 경기에 나서 타율 0.289, 174홈런, 1208타점도 함께 기록했다. 1980년 컵스에 있을 때 타격 1위 타이틀(0.324)을 차지했으며, 이듬해에는 올스타로 뽑히기도 했다.
그러나 버크너를 유명하게 한 것은 1986년 월드시리즈의 실책이었다. 당시 보스턴은 뉴욕 메츠와의 시리즈 전적 3승2패로 앞서 우승까지 1승만 남긴 가운데 6차전을 치르고 있었다. 당시에도 1918년 우승을 끝으로 월드시리즈를 차지하지 못하던 보스턴은 우승의 적기를 맞이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6차전 연장 10회말, 5-3으로 뒤지던 보스턴은 2사 후 5-5 동점을 허용한 뒤 주자를 2루에 두고 있었다. 메츠 타자 무키 윌슨이 풀카운트 끝에 땅볼을 쳤고, 타구는 당시 보스턴 1루수였던 버크너의 앞으로 굴렀다. 쉽게 잡아 이닝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지만 버크너가 다리 사이로 공을 빠뜨렸고, 2루 주자가 홈을 밟아 경기는 메츠의 끝내기 승리로 마무리됐다.
메츠는 기세를 몰아 마지막 7차전까지 승리해 그해 월드시리즈를 차지했다. 메츠는 ‘어메이징 메츠’로 불렸지만 버크너는 보스턴 팬들에게 역적처럼 취급받았다. 버크너를 향한 따가운 시선은 보스턴이 2004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고난 뒤 누그러졌다. 버크너는 2008년 보스턴의 홈 개막전에 시구자로 초청받았고 팬들은 환호로 답했다.
존 헨리 보스턴 구단주는 “버크너가 20여년의 훌륭한 커리어를 보내는 동안 레드삭스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는게 자랑스럽다”며 애도의 뜻을 전했다. 톰 워너 보스턴 구단 회장은 “빌 버크너는 강인함과 인내심의 상징이었다. 고통을 이겨내려는 그의 노력은 대단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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