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조상우(왼쪽)와 NC 원종현.
시즌 초반 거침없이 세이브를 쌓아갔던 마무리들이 최근 조금씩 흔들리고 있다.
지난 26일, 세이브 1·2위를 달리고 있던 키움 조상우(25)와 NC 원종현(32)이 나란히 패배를 안았다. 원종현은 창원 SK전 양 팀이 0-0으로 맞선 8회초 1사 1·2루에서 마운드에 올라 실점없이 이닝을 마무리지은 뒤 1-0으로 앞선 9회초 팀 승리를 지키기 위해 다시 등판했다. 그러나 SK 선두타자 제이미 로맥에게 던진 시속 146㎞ 속구가 가운데로 몰리며, 그대로 동점 홈런을 맞았다. 원종현은 다음타자 고종욱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마운드를 내려왔으나, 고종욱이 후속타로 홈을 밟았다. SK가 2-1로 승리하며 원종현은 시즌 첫 패배를 안았다.
조상우는 삼성의 역전극 희생양이 됐다. 키움이 3-2로 앞선 9회 마운드에 오른 조상우는 최영진에게 좌전 안타, 김헌곤에게 3루수 내야안타를 맞아 2사 1·2루를 허용했다. 시속 150㎞이 넘는 속구에 타석에 선 삼성 베테랑 박한이가 대처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려는 찰나, 박한이의 방망이가 벼락같이 돌아가며 역전 끝내기 적시타가 나왔다.
조상우의 경우 최근 등판한 세 경기에서 잇달아 실점하며 불안감을 노출했다. 4월 이틀 연속 등판을 4차례나 하며 혹사 우려가 제기됐던 동안에도 세이브 행진을 이어갔지만, 5월에는 등판 간격이 전보다 더 길어졌는데도 3패를 안았다. 지난 15일 대전 한화전에서 연장 11회 제라드 호잉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았을 때는 동점상황에서 등판해 연장전 1.2이닝을 소화한 상황이었지만, 22일 고척 NC전에서는 1.1이닝 세이브를 기록하는 동안에도 4안타를 맞고 2점을 내줬다.
공교롭게도 조상우, 원종현과 함께 세이브 부문 선두권을 달리던 두산 함덕주(24)도 이달 중순 부진으로 2군에 다녀왔다. 26일 잠실 한화전을 1군 복귀전으로 치르며 세이브를 챙겼지만 수비의 도움으로 아웃된 잘맞은 타구들이 있었다. 3·4월 위력적인 모습으로 세이브를 쌓던 마무리 투수들이 동시에 주춤한 것이다.
흔들리는 원인은 각각 달라 보인다. 함덕주는 지난해 아시안게임에 한국시리즈까지 치르며 평소보다 긴 시즌을 치렀다. 그런데다 우승권 전력이라는 평가에 비해 불펜이 불안한 두산에서 마무리를 맡으며 9회 시작과 동시에 마운드에 올라 딱 1이닝만 막는 경기보다 그렇지 않은 경기가 많았다. 체력 및 컨디션 관리가 중요해졌다.
조상우와 원종현은 사실상 풀타임 마무리로 첫 시즌을 보내며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상우의 경우 시속 150㎞대 빠른 공과 예리한 슬라이더의 위력은 여전하나, 빠른 공이 노림수에 걸리는 경우가 늘었다. 지난 15일 호잉의 끝내기 홈런과 26일 박한이의 끝내기 안타는 모두 조상우의 패스트볼을 공략해 만들어낸 것이다. 원종현은 시즌 개막 전부터 마무리로 낙점된 투수들 중 가장 많은 24경기에 등판했다. 필승조로 뛴 시즌이 적지는 않았지만 마무리로는 처음 뛰는 만큼, 마무리로 한 시즌을 보다 효율적으로 치르는 방법을 깨우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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