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키움-삼성전을 앞두고 홈팀 삼성의 경기 전 연습이 끝나갈 때인 오전 11시쯤 좌측 외야 구석에서 흰 연기가 피어 올랐다. 이윽고 굉음이 이어졌다. 그라운드 구석구석을 방역기가 돌며 소독을 한 것이다. 방역기는 워닝트랙을 따라 외야를 돈 뒤 1루측 원정 더그아웃과 3루측 홈 더그아웃을 지나서야 끝이 났다.
방역기는 전날 경기 도중 그라운드에 꼬였던 날파리를 막아보려는 노력의 일환이었다. 홈팀 삼성의 김한수 감독은 “대구 날씨가 더워지면서 구장뿐 아니라 시내에서도 날파리가 많아진 것 같다”며 “집에 문을 열어 놓아도 날파리가 들이치는 것 같고, 차가 잠시 신호대기하는 동안에도 날파리가 차에 달려드는 것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 구단 관계자도 “라이온즈파크 개장 4년차인데 어제(25일) 같이 날파리가 많이 꼬인 적은 없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날씨가 무더워졌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특히나 대구는 예로부터 무더운 날씨가 위세를 떨치던 곳이었다. 아직 6월이 이르지 않았는데도 덥기로 유명한 대구에 다른 지역보다 더 무더운 기운이 찾아온 것이다.
무더위의 도래를 느끼게 하는 풍경은 양 팀 더그아웃에서도 발견됐다. 코끼리 코를 닮아 통풍구가 길쭉해 ‘코끼리 에어컨’이라 불리는 대형 냉풍기가 홈·원정 더그아웃에 각각 두대씩 등장한 것이다. 오후 2시 경기라 태양이 하늘 높이 떠 있는 시간대에 연습해야했던 양팀 선수들은 타격 연습을 마친 뒤 냉풍기를 향해 다가가 땀을 연신 식혔다. 팔을 ‘코끼리 코’ 모양의 통풍구로 뻗어 옷 소매를 통해 들어오는 찬 바람을 느끼는 선수들이 여럿 있었다.
당분간 한낮의 타격 연습은 볼 수 없게 된다. KBO리그는 6월부터는 일요일 경기도 오후 5시에 플레이볼된다. 6월6일 현충일의 경우 공중파 방송 중계 때문에 일부 구장에서 오후 2시 경기가 열리기는 하지만, 무더위가 가실 기미를 보일 9월이 이르기 전까지 오후 2시 경기는 쉽게 보기는 어렵게 된다. 그러나 해가 떨어져도 무더위가 계속되는 때가 곧 다가오기에, 무더위를 이겨내려는 선수단의 노력은 더욱 다양하게 눈에 띌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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