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이영준. 이석우 기자
최원태-이승호-안우진으로 이어지는 키움의 토종 선발진은 다른 구단에는 부러움의 대상이다. 1차(최원태, 안우진)및 2차 1라운드(이승호)라는 높은 지명 순위에서 보듯 원체 기대치가 높은 투수이긴 했지만 모든 상위지명 선수가 기대만큼 크는 건 아니다. 구단이 메인 스폰서명처럼 선수들을 잘 키워내 이름값을 한다는 농담섞인 부러움이 쏟아졌다.
젊은 선발투수들이 시즌을 치르며 조금씩 부침을 겪고 있긴 하지만, 불펜에서도 조금씩 새 얼굴들이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고 있다. 조상우나 김상수, 한현희 등 넥센 시절부터 필승조는 확실했지만 이들에 대한 의존도가 여전히 크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좌완 이영준(28)과 김성민(25), 우완 김동준(27)과 윤영삼(27) 등이 존재감을 높여가고 있다.
이영준은 올해 장족의 발전을 이뤘다. 아직은 추격조에서 승부가 이미 결정된 상황에 마운드에 오르는 때가 많지만 지난 21일 현재 이미 지난 두 시즌 동안의 투구이닝(10.1이닝)을 넘어선 17이닝을 소화했다. 30대를 바라보는 때에 패스트볼 평균구속을 끌어올렸다. 지난 2년간 시속 138㎞에 머물렀던 패스트볼 평균구속이 올해 시속 143㎞까지 올랐다. 경기 중 시속 146㎞가 넘는 공도 간간히 선보인다.
비록 21일 고척 경기에서 키움은 NC에 1-3으로 졌지만 이영준의 투구는 나무랄 데 없었다. 1회초 1사 만루에서 마운드에 올라 손시헌에게 3루수 앞 땅볼을 유도해냈다. 이 타구는 병살타로 이어져 추가득점을 노리던 NC의 기세를 끊었다. 이영준은 2.2이닝을 2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이날 이영준에 이어 4회 마운드에 오른 김성민 역시 지난해와 달라진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김성민은 3이닝 동안 안타와 실점을 허용하지 않고 잘 던졌다. 김성민은 이영준처럼 구속을 크게 향상시킨 것은 아니지만 기록상 제구가 좋아졌다. 2017~2018년 김성민이 내준 사사구는 73개로 삼진(120개)의 절반을 넘었다. 그러나 올 시즌 21.2이닝 동안 삼진을 17개 잡는 동안 사사구를 4개밖에 안줬다. 올해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이 지난해(1.71)의 절반 수준인 0.83까지 낮아졌다. 마무리 조상우(0.96)보다도 낮다.
김동준은 키움의 마당쇠로 자리매김했다. 불펜에서 시즌을 시작했으나 제이크 브리검, 최원태, 이승호 등 선발투수들이 휴식기를 가질 때 대체선발로 활약하고 있다. 덕분에 키움은 기존 선발투수들의 등판 일정을 미뤄가며 체력관리를 해내고 있다. 기존 선발만큼 6이닝 이상을 버텨주고 있지는 않지만, 때로는 중간계투로 고비 때 마운드에 올라 벌써 5승을 따냈다. 팀내 다승 공동 1위다. 역시 만년 기대주에 그칠뻔 했던 윤영삼은 필승조 앞에 던지는 투수가 됐다. WHIP 1.13, 피안타율 0.234, 평균자책 3.10 등 각종 지표가 준수하다.
이들의 성장세를 이어갈 수만 있다면 키움은 불펜도 잘 키우는 구단으로 자리매김하고 더 좋은 성적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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