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1일, 프로야구 삼성 외인 투수 덱 맥과이어(30)는 대전에서 한화를 상대로 시즌 첫 노히트 노런의 위업을 달성했다. 자신의 시즌 첫 승도 이날 함께 거뒀다. 이날 전까지 기대 이하의 부진으로 퇴출설까지 거론되기도 했으나 맥과이어는 이날의 맹활약으로 반전에 성공했다. 외인 에이스의 역할을 해주리란 기대도 다시 높아졌다.
맥과이어의 시즌 두번째 승리는 딱 한달 뒤에 달성됐다. 공교롭게도 맞상대는 다시 한화였다. 무대는 대전에서 대구로 바뀌었지만, 맥과이어는 경기 시작과 동시에 4.2이닝 동안 노히트노런을 이어갔다. 6회와 7회 각각 홈런을 허용하며 3실점으로 경기를 마쳤지만 7이닝을 소화했다. 맥과이어의 한화전 평균자책은 1.69에 불과하다. ‘독수리 하나는 기가 막히게 잡는 포수(砲手)로 떠올랐다.
이제 겨우 2019시즌의 3분의 1이 지났을 뿐이지만, 맥과이어처럼 특정 구단에 강한 새로운 천적들이 여럿 보인다. 희생양이 된 구단들은 조금씩 천적의 존재를 인식하며 천적관계에서 벗어나기 위한 고민을 시작했다.
한화 좌완 채드벨(30)은 ‘곰 사냥 전문’이다. 두산전 2경기에서 각각 8이닝씩, 총 16이닝을 던지는 동안 실점은 딱 하나했다. 유일한 실점도 비자책이라 두산전 평균자책은 0. 시즌 5승 중 2승을 두산 상대로 챙겼다.
지난 3월24일, 채드벨이 한국 데뷔전인 잠실 두산전에서 8이닝 1안타 무실점을 기록할 때만해도 두산 타자들의 낯가림이 심했던 줄로만 알았다. 그러나 한달 뒤인 지난달 30일 대전 경기에서도 채드벨은 두산을 8이닝 1실점(비자책)으로 막았다. 안타를 7개 맞긴 했지만 장타는 하나도 허용하지 않고 병살타를 두개 섞어 두산 타선을 봉쇄했다. 채드벨이 올 시즌 6이닝을 초과해 던진 경기는 3차례. 이중 두번이 두산전이었다. 채드벨의 올 시즌 평균자책은 4.03. 여기서 두산전 성적을 빼면 5.48로 치솟는다. 롯데 제이크 톰슨(25)은 지난 14일 사직에서 LG에 완봉승을 거두기 전 지난 3월31일 잠실에서도 LG 상대로 7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시즌 평균자책이 5.04인 것을 감안하면 LG 상대 16이닝 1실점인 톰슨도 쌍둥이 천적으로 부를만하다.
지난해부터 천적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국내 투수들도 있다. KT의 고졸 2년차 우완 선발 김민(20)은 ‘자이언트 킬러’로 떠올랐다. 아직 등판 때마다 기복이 있지만 롯데전 2경기에서는 도합 14이닝 동안 4점만 내줘 상대 평균자책이 2.57에 불과하다. 김민은 데뷔 시즌인 지난해부터 롯데와의 연을 맺었다. 김민은 지난해 10월10일 롯데와의 사직 더블헤더 2차전에 선발등판해 7이닝 무실점으로 깜짝 호투했다. 당시 롯데는 미뤄진 잔여일정을 치르면서 포스트시즌 막차를 타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었다. 그러나 김민에게 예상치 못하게 봉쇄당하며 5위 등극이 사실상 무산되는 아픔을 겪었다. 롯데 입장에서는 지독한 악연이 해를 지나서도 이어지는 중이다.
키움 최원태(22)는 구단을 가리지 않고 잘 던지고 있지만 지난해부터 SK만 만나면 유독 성적이 좋다. SK와 2번 만나 13이닝 동안 1점만 내주고 삼진은 10개 잡았다. 최원태는 지난해에도 SK전 2경기에서 12이닝 동안 삼진을 16개 잡고 1점만 내줬다. 2년간의 SK 상대 평균자책은 0.72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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