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22일]한양대 학생들 '양성평등센터'→'성평등센터' 바꾸라고 요구한 이유는?

한양대 학생들이 학내 기관인 ‘양성평등센터’의 명칭을 ‘성평등센터’로 고쳐달라고 요구했다. 양성평등이라는 말이 성이분법적 고정관념에 근거한 표현으로 다양한 성정체성을 포괄하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22일 한양대 반(反)성폭력·반 성차별 모임 ‘월담’에 따르면 월담을 비롯한 8개 학내 단체들은 지난 16일 양성평등센터를 방문해 센터 명칭 변경 제안을 담은 질의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양성평등센터는 지금까지 학내 성희롱·성폭력 문제 등을 해결하는 다양한 지원을 하고, 성희롱·성폭력 예방을 위해 많은 역할을 해왔다”면서도 “양성평등센터라는 명칭은 성이분법적 고정관념에 근거한 구시대적 사고에 따른 것이며, 학내 다양한 성정체성을 가진 성소수자들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월담 등 단체들은 이에 따라 남성·여성뿐 아니라 동성애자·양성애자·무성애자를 비롯한 성소수자들의 인권도 배제되지 않도록 ‘양성평등센터’의 명칭을 ‘성평등센터’로 수정할 것을 제안하고 질의서에 명칭 수정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라고 요구했다. 양성평등센터는 지난 19일자 회신에서 “해당 제안에 대해 본 센터도 관심을 갖고 있고, 필요성에 공감한다”면서도 “학교 부처의 명칭 변경에 있어 전체적인 합의를 이루기 위해 논의 중이다. 장기적으로 해당 제안과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내부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제안에 부정적으로 답하지는 않았지만 다소 유보적으로 보이는 태도를 취한 것이다.

이에 월담 등은 “성평등한 캠퍼스를 만들어야 하는 양성평등센터의 답변이라 하기에는 매우 부족하다”며 오는 23일 오전 11시 서울 성동구 한양대 학생회관 앞 광장에서 해당 답변서에 대한 유감을 표명하고 명칭 전환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명칭 논란은 2014년 여성발전기본법을 양성평등기본법으로 이름을 바꿔 개정할 때도 정부 차원에서 한 차례 불거진바 있다. 여성가족부가 법 개정안 명칭을 ‘성평등기본법’이 아닌 ‘양성평등기본법’으로 정한 것을 두고 ‘정부가 성소수자들의 인권은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제기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