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21일]'연락 안 받아' 달리는 차 문 열고 전 여친 끌어내 폭행한 남성, 집행유예

‘연락을 받지 않는다’는 이유로 움직이는 차 문을 연 뒤 운전 중이던 헤어진 여자친구를 밖으로 잡아끌어 폭행한 남성에게 법원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서울동부지법 12형사부(재판장 이동욱 부장판사)는 전 여자친구를 운전 중인 차에서 끌어내 때리고 운전자가 빈 차를 전봇대에 들이받게 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운전자폭행 등)로 기소된 제빵사 최모씨(51)에게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2년간의 보호관찰과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고 21일 밝혔다. 

최씨는 2년간 사귀다 헤어진 여자친구 구모씨(37)가 연락을 받지 않자 지난해 7월 서울 송파구 구씨의 집을 찾았다. 집 근처에서 서행하며 우회전하던 구씨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본 최씨는 달리던 차에 다가가 문을 열고 운전석에 앉은 구씨의 머리를 잡아챘다. 최씨는 구씨를 주먹과 발로 폭행해 전치 2주의 진단이 나왔다. 그사이 구씨의 차는 계속 움직였고, 그대로 전봇대를 들이받아 수리비에만 140만원이 넘을 정도로 망가졌다. 

재판부는 “운전자에 대한 폭행은 그 행위 자체로 교통사고를 유발해 운전자, 승객 또는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범죄”라며 “이 사건의 차량 파손 정도, 피해자가 입은 상해 정도도 가볍지 않을뿐 아니라 피해자가 느꼈을 공포감과 정신적 고통도 극심할 걸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또 최씨가 사건 한달 전 구씨와 구씨 어머니를 상대로 협박전화를 하고 구씨가 운영하던 제과점에 무단침입한 점으로 미뤄 운전 중인 구씨를 폭행한 것이 “스토커 범죄의 성질도 포함”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최씨가 범죄를 반성하고 있으며, 구씨가 ‘최씨를 다시 보지 않는 조건’으로 선처를 탄원했다는 점, 최씨도 구씨와 멀리 떨어진 곳에서 일을 구하겠다는 점 등을 참작해 형 집행을 유예하고 보호관찰 및 사회봉사명령을 내렸다고 재판부는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