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열린 2018 메이저리그 2경기에서는 보기 드문 광경이 펼쳐졌다. 팀을 대표하는 간판 중심타자 2명이 1번 타자로 등장한 것이다.
시카고 컵스에서는 앤서니 리조가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와의 홈경기에 1번타자로 나왔다. 그리고 그보다 앞서 워싱턴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 피츠버그-워싱턴전에는 브라이스 하퍼가 워싱턴의 선발 1번타자로 타순에 포진했다.
두 선수는 모두 3·4번 타순이 더 익숙하다. 장타력에 스타성까지 갖춘, 팀을 대표하는 선수들이다. 그럼에도 익숙하지 않은 1번 타자로 나선 것은 메이저리그에 대세로 자리 잡은 ‘강한 2번’을 연상케도 한다.
그러나 두 선수의 전진 배치는 부진을 떨치기 위한 고육책이다. 리조는 올 시즌 4월을 타율 1할4푼9리로 마쳤다. 장타율도 2할에 못미쳤다(0.189). 변화를 통해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마침 리조의 1번 타자 외도는 지난해 나쁘지 않았다. 지난해 1번 타순에 14경기 나와 50타수 15안타(0.300)에 5홈런에 12타점을 기록했다.
하퍼도 상황은 비슷하다. 워싱턴의 데이브 마르티네스 감독은 하퍼가 집중견제를 당하며 충분히 스트라이크를 보지 못했고, 타격감이 떨어졌다는 판단 아래 타석에 더 많이 들어설 수 있게 1번에 배치했다. 하퍼는 지난 3월말 시즌 개막 후 4월까지 38차례 사사구를 얻어 출루했다. 이는 2004년 3·4월 39개 볼넷을 얻었던 당대 강타자 배리 본즈와 맞먹는 수치다. 그러면서 하퍼는 타석에서 스트라이크를 볼 기회가 많지 않았고, 결국 빅리그에서는 처음으로 1번 타순에 서게 됐다. MLB.com에 따르면 워싱턴의 마르티네스 감독은 컵스 벤치 코치 시절 리조의 1번 타순 기용 아이디어를 낸 사람이었다.
깜짝 기용 전략이 통했을까. 둘은 나란히 1번 타순에서 홈런을 쳤다. 리조는 1회말 선두타자 홈런을 때려냈고, 하퍼는 워싱턴이 2-0으로 앞선 5회말 3점 홈런을 터뜨려 팀에 5-0 리드를 안겼다.
'각본은 없다 > 다이아몬드' 카테고리의 다른 글
[5월2일]투아웃, SK 방망이는 더 뜨거워진다 (0) | 2018.05.17 |
---|---|
[5월2일]테이블세터 추신수, 이틀 연속 2득점 '제 몫' (0) | 2018.05.17 |
[5월1일]'2아웃 후 집중타' SK 타선, 집중력까지 최고 (0) | 2018.05.17 |
[5월1일]어깨 처진 삼성, 구자욱-양창섭 '복귀 시동' (0) | 2018.05.17 |
[5월1일]군문제 급한 1990·91년생, AG 승선 가능성은? (0) | 2018.05.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