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 카슨의 정유공장의 전경. 카슨 AFP연합뉴스

 

투자자들이 몰려 과열된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을 금융당국이 별도 시장으로 분리해 관리하기로 했다. 또 레버리지 ETF·ETN에 투자하려는 개인 투자자들은 기본예탁금 1000만원을 내야 하고 온라인 교육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한다.

금융위원회는 17일 이런 내용이 담긴 ‘ETF·ETN 시장 건전화 방안’을 발표하며 이르면 7월부터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반면 향후 장기적으로는 반등하리란 기대에 원유 레버리지 ETF와 ETN을 사들이는 투자자들이 늘어나 괴리율(거래가격과 지표가치와의 차이)이 비정상적으로 커지고 투자자들의 손실 우려도 늘자 정부가 대책을 마련한 것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ETN 활동계좌 수는 지난 1월말 2만8000개에서 4월말 23만8000개로 폭증했다.

특히 200% 넘게 폭등한 괴리율 탓에 최근 ‘1일 거래-3일 정지’가 반복되고 있는 원유 레버리지 ETF·ETN에 대한 대책이 주를 이뤘다. 레버리지 상품의 경우 유가 변동폭의 2배를 수익으로 받을 수 있어 투자자들이 특히 몰렸는데, 손실 위험도 큰 만큼 별도 시장으로 두고 관리하기로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미국에서도 레버리지 ETF·ETN 시장 과열이 사회문제가 돼 운용사들이 ‘해당 상품을 차별적으로 관리해 달라’는 서한을 당국에 보내기도 했다”며 “우리도 비슷한 문제 의식이 있다”고 말했다.

개인 투자자들의 진입 장벽을 높이기 위해 레버리지 ETF·ETN 투자시 기본 예탁금 1000만원과 의무 온라인교육도 마련키로 했다. 또 1주당 가격이 만원대를 넘지 않는 상대적으로 싼 가격이 ETN 투자심리를 부추기는 것으로 보고, 현재 불가능한 ETN 액면병합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고치기로 했다. 투자여력이 있는 투자자들만 시장에 진입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현재 시장관리대상이 되는 ETF·ETN의 괴리율 기준을 현행 30%에서 6%(해외 기초자산을 추종하면 12%)로 낮추기로 했다. 괴리율 확대를 조기에 차단한다는 것이다. 증권사들이 시장가격 안정화를 위해 보유한 ETN 물량도 ‘상장증권의 20% 이상’으로 의무화하고, 증권사의 유동성공급자 역할 평가기간을 분기에서 월로 단축해 괴리율 관리를 보다 적극적으로 하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그러면서도 이같은 규제가 ETF·ETN 시장을 일시적으로 경색시킬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증권사들이 다양한 ETN 상품을 만들 수 있게 문을 열어주기로 했다. ETF와의 과열경쟁을 막고 차별화가 필요하다고는 이유로 ETN은 그간 코스닥150, KRX300 등 국내 증시 대표지수와 연동한 상품을 만들 수 없도록 했는데 이 제한을 풀기로 했다. 또 해외주식 투자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해 해외주식과 연계된 ETN 상품을 만들 수 있도록 기초지수 구성요건도 완화하기로 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