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세계 투자금 안전자산으로 쏠림
ㆍ코로나 재확산 땐 이탈 가속화
ㆍ“개미들 투자금 신규 진입 눈길”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도 행렬이 잇따르고 있다. 그간 외국인들이 판 주식을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사들이는 ‘동학개미운동’ 덕분에 주가지수 하락을 막아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지 않아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세가 향후 확대된다면 개인투자자들의 버티기 능력이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도액은 지난 11일 기준 23조2308억원에 달한다. 올해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주가지수가 저점을 찍은 3월엔 순매도 규모가 12조8529억원에 달했다. 4월 4조8618억원으로 순매도 규모가 줄었으나, 외국인이 ‘사자’로 전환하리란 기대는 5월에도 현실화되지 않았다. 지난 8일 외국인은 주식 1244억원어치를 순매수했으나 다음 거래일인 11일 다시 2826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지난 3월 중순 이후 주식시장이 저점에서 반등하자 한때 외국인 투자자들이 팔자 행렬을 끝내고 매수세로 전환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시장에서는 외국인들의 매도 행렬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이 완화될 기미를 보이지 않아 여전히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크기 때문이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글로벌 주식시장이 반등했으나 전 세계적으로 주식시장보다는 안전자산 쪽으로 투자금이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의 ‘팔자’ 행렬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들은 더 있다. 한국이 코로나19 방역을 성공적으로 했음에도 최근 재확산이 우려되고 있는 점, 한국 주식시장의 안전성이 여전히 신흥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는 점, 미·중 무역분쟁의 재점화 우려 등이다.
기업 실적·수출·고용 등 지표는 지난 1분기보다 2분기에 더 나빠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달 “2분기부터는 글로벌 경기 침체가 본격화하면서 실물·고용충격이 확대될 우려가 점증되고 있다”고 말했다.
관건은 외국인의 향후 순매도 규모다. 코로나19의 전 세계 재확산 우려가 현실화된다면 외국인 투자금 이탈 속도가 다시 빨라질 수 있다. 이종우 이코노미스트는 “주가가 어느 정도 반등한 상황에서 외국인이 최근 2~3개월처럼 일거에 20조원 이상 주식을 팔아치운다면, 이를 개인들이 사들이기 어려워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1분기처럼 동학개미들이 예상을 뒤엎고 주식시장을 떠받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부동산 등에 들어갔을 법한 대규모 투자금들이 이번 국면에서 주식시장에 진입한 점이 눈에 띈다”며 “코로나19가 안정돼 외국인의 매도 규모가 크게 늘지 않는다면, 주가가 일시 하락하는 조정기도 짧아지고 개인투자자들의 받침도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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