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대졸이냐 차이만 있을뿐, 신인들은 대개 같은 해 학교를 다니고 같은 해 프로에 입단한다. 서로를 잘 아는 친구이자 그라운드 안팎에서 경쟁하는 라이벌이다. 신인들만이 받을 수 있는 ‘신인왕’도 함께 꿈꾸고 있다. 그렇다면 서로를 잘 아는 신인들은 올 시즌 신인왕으로 누구를 뽑았을까.
15일 스포츠경향이 창간 13주년을 맞아 프로야구 10개 구단 신인 50명에게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면, 가장 많은 17명이 KT 강백호를, 이어 12명이 두산 곽빈을 신인왕으로 꼽았다.
강백호는 올 시즌 신인들 중 가장 돋보이는 성적을 내고 있다. 올 시즌 KBO리그 개막 1호 홈런을 치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시즌이 4월에 접어들면서는 기세가 한풀 꺾였지만 지난 14일 현재 신인들 중 가장 높은 타율(0.265), 가장 많은 홈런(5개)과 타점(21점)을 기록 중이다. 강백호만큼 꾸준히 주전으로 출장 중인 신인 타자는 현재까지 없다.
곽빈은 선두 두산의 불펜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함덕주·박치국 등과 함께 두산 불펜에서 필승조 역할을 하고 있다. 팀내에서 박치국(7홀드)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4개의 홀드를 거뒀다. 평균자책점(4.35)이 필승조 투수 치고 낮지 않지만 보이는 것보다 팀에 공헌하는 바가 크다는 게 강점이다.
두 선수가 시즌 초반 센세이션을 일으킨 1999년생 고졸 신인 중 투·타에서 가장 꾸준히 활약하는 가운데, 아직은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고 말한 신인 선수도 7명이나 됐다. 신인왕 유력 후보로 떠오른 곽빈조차 “아직 시즌 초반이라 모르겠다”며 “다 열심히 하고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라이벌인 강백호는 신인왕으로 곽빈을 뽑았다.
강백호·곽빈과 함께 1999년생 4인조로 꼽힌 양창섭(삼성)과 한동희(롯데)도 각각 4표와 3표씩을 받아 뒤를 이었다. 양창섭은 삼성 신인 5명 중 본인을 제외한 4명으로부터 지지를 받았다. 한동희는 팀 동료 2명 외에도 LG 최현준의 지목을 받았다.
둘 역시 시즌 초반 주전으로 자리 잡았지만 현재 퓨처스(2군)에 머물고 있다. 양창섭은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해 3경기에서 1승1패·평균자책점 2.87으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다만 쇄골 통증으로 한 달째 재활 중이다. 한동희는 타율이 2할1푼9리까지 떨어진데다 수비 실수도 잦아져 최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둘이 정비를 마치고 1군에 복귀에 활약한다면 신인왕 판도는 더욱 흥미로워질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한화 박상원이 2표를 받았다. 연세대를 졸업한 박상원은 지난해 데뷔했지만 투구 이닝이 21.2이닝뿐이라 올해 신인왕 자격을 갖췄다. 한화 팀 동료들에게만 2표를 받았지만, 평균자책점 1.23에 4홀드로 한화의 철벽 불펜에 힘을 보태고 있어 신인왕 ‘다크호스’가 될 수 있다.
재미있는 대답도 눈에 띄었다. KIA 좌완투수 김유신과 KT 우완투수 최건은 앞으로의 활약을 예고하며 자기 자신을 신인왕으로 뽑았다. ‘학연’ 투표도 있었다. KIA 투수 이원빈은 부산고 1년 선배 롯데 윤성빈에게, 롯데 내야수 이호연은 같은 팀 입단 동기이자 고등학교(광주일고) 동창인 투수 정성종에게 한 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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