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회말을 마친 뒤, KIA 양현종은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환호를 향해 다시 모자를 벗어들었다. 팀의 승리를 홀로 책임졌던 상황이 지난해 한국시리즈 2차전과 닮았다. 8회까지 시속 147㎞의 강속구를 뿌린 양현종의 110구 투혼은 9회를 책임져 준 타선과 마무리 임창용이 승리로 완성시켰다.
양현종은 1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넥센과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8이닝 동안 6피안타 9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의 2-1 신승을 이끌었다.
주전들이 줄부상으로 빠진 넥센과의 대결은 어렵지 않아 보였다. 성급하게 공격한 넥센 타선에 안타를 6개 맞고도 후속타를 잘 막아냈다. 5회말 1사 3루 위기를 연속 삼진으로 막아냈고, 6회에도 1사 1·3루 상황에서 연거푸 땅볼을 유도해 실점을 막았다. 7회말 1사 후 넥센 장영석에게 맞은 불의의 솔로홈런이 아쉬웠지만 큰 흠은 아니었다.
문제는 KIA 타선이었다. 넥센의 선발 제이크 브리검에게 8회초까지 2안타밖에 뽑아내지 못했다. 4회초 연속 안타로 만들어낸 1사 1·3루에서 김주찬이 3루땅볼로 1점을 냈을 뿐, 좀처럼 공격의 실마리를 잡지 못했다.
승부는 넥센의 선택에서 갈렸다. 넥센은 8회까지 99개를 던진 브리검을 9회초 내리고 이보근을 올렸다. 2사 2루에서는 5번 김주찬을 고의사구로 거르고 다음 타자를 택했다. 그러나 고의사구 직후 나온 대타 정성훈은 볼카운트 2-2에서 이보근의 5구째 슬라이더를 1타점 우전 적시타로 연결시켜 천금같은 추가점을 뽑아냈다. 이어진 9회말, 마무리 임창용이 1사 후 주자 두 명을 내보냈지만 장영석을 내야 뜬공-김민성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워 경기를 끝냈다.
양현종은 시즌 6승째를 거두며 두산의 조쉬 린드블럼-세스 후랭코프와 함께 다승 공동 선두로 뛰어올랐다. 64이닝을 기록하며 이닝 부문 선두자리에도 올랐다. 평균자책점도 2점대(2.81)에 진입했다. 넥센을 상대로 강한 면모도 이어갔다. 2016년 9월21일 광주 넥센전 이후 넥센을 상대로 6연승 행진을 달렸다.
양현종은 경기 후 “초구부터 공격적으로 피칭하다보니 유리한 볼카운트를 잡고 삼진도 많이 잡을 수 있었다. 포수 (김)민식이와 호흡도 경기 전반적으로 잘 맞았다”며 “많은 승수보다도 많은 이닝을 책임지고 있는 게 더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KIA 김기태 감독은 “양현종이 에이스답게 호투해줬고 임창용·정성훈 두 베테랑의 활약이 돋보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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