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김광현, 앙헬 산체스, 메릴 켈리(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SK 와이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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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과 함께 선두를 달리는 SK의 강점은 강타선과 선발 야구다. 13일 현재 SK의 선발 평균자책점은 3.76으로 1위다. 김광현과 박종훈이 5승, 앙헬 산체스가 4승을 올려 불펜진의 열세 속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 왔다.

시즌 초반 기세 좋은 선발진이 조금이라도 더 던지는 게 좋을법도 하지만, SK는 1~3선발 투수들에게 충분한 휴식을 부여하면서 시즌을 치르기로 했다. SK 트레이 힐만 감독은 13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LG와의 경기를 앞두고 “1~3선발 투수들에게 앞으로도 6일에서 10일 간의 휴식을 종종 부여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힐만 감독의 구상은 1~3선발들의 부상 경력 때문이다. 김광현은 지난해 팔꿈치 수술을 받으며 한 시즌을 쉬었고, 올 시즌 등판 일정과 투구 이닝을 관리받고 있다. 산체스 역시 국내에 오기 전인 2016년 팔꿈치 부상으로 토미 존 수술을 받은 전력이 있다. 부상에 복귀한 뒤에서도 미국에서는 선발이 아니라 불펜 투수로 주로 뛰었다. 올 시즌 개막전 선발이던 켈리는 등판 후 오른쪽 어깨 부종으로 18일간 엔트리에서 빠졌다. 큰 부상은 아니었지만 2015~2017시즌 한국에서 3년 뛰는 동안 연평균 190이닝을 넘게 던져 올 시즌 부상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

올 시즌 아직 부상을 당하지 않았던 김광현과 산체스도 이미 한 번씩 긴 휴식을 받았다. 김광현은 지난달 28일부터 휴식 및 컨디션 조절차 보름간 1군 엔트리에 빠져있다 13일 LG전에 선발 등판했다. 산체스도 지난 1일 대구 삼성전 이후 열흘이 넘게 쉬었다. 두 차례 등판 예정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됐기 때문인데 SK는 그김에 산체스에게 휴식을 줬다. SK는 아예 산체스의 등판 예정일을 오는 16일로 미뤘다. 대신 열흘 넘게 실전에 등판하지 못한만큼 라이브 피칭을 대신해 13일 LG전에 등판해 1이닝을 던졌다.

힐만 감독은 “지난해에도 그랬지만, 올해도 선발 투수들에게 충분한 휴식 시간을 부여할 예정”이라며 “장마철 우천 취소 경기가 많아지면 로테이션이 꼬일 수도 있겠지만, 선발 투수들에게 휴식을 부여할 기회가 생겼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발 투수들이 자리를 비울 때는 김태훈 등 대체 선발 자원들을 투입할 계획이다. 김태훈은 지난 9일 마산 NC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김광현의 빈 자리를 잘 메웠다. SK의 코칭스태프들이 앞으로 얼마나 인내심을 갖고 선발을 관리해주느냐, 그리고 관리받은 선발들이 얼마나 제 몫을 해주느냐에 따라 SK의 성적이 갈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Posted by 윤승민